조계현(50) LG 감독대행은 25일 잠실 KIA전을 앞두고 취재진에 둘러싸인 가운데“침묵을 지키실 필요 없습니다”라며 먼저 농담을 건넸다. 김기태 전 감독이 개막 18경기 만에 지휘봉을 내려 놓은 LG는 충격에 휩싸였고 전날까지 5연패해, 최하위로 주저앉아 있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조 감독대행을 비롯한 LG 선수들은 애써 분위기를 바꾸려 해봤지만 얼굴에 드리워진 그늘을 지울 수 없었다. 백순길 LG 단장은 “일단 1경기라도 이겨 연패를 끊는 것밖에는 달리 방법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마침내 LG가 간절한 1승을 거두며 바닥에 떨어졌던 분위기 쇄신의 계기를 마련했다. LG는 2-2로 맞선 8회말 2사 만루에서 7번 이진영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결승점을 뽑아 3-2로 신승을 거뒀다. 최근 5연패를 마감한 LG는 시즌 5승(1무14패)째를 올렸다.
LG로선 ‘이토록 1승이 어려운 줄 몰랐다’는 말이 절로 나올 법 하다. 이날도 LG는 7최초까지 1-2로 끌려가다가 7회말 9번 오지환의 2루타로 동점을 만들고 8회 극적인 결승점을 얻었다. 2사 만루에서 타석에 선 이진영은 KIA의 바뀐 왼손투수 박경태와 마주해 볼카운트 2-2로 몰렸다가 낮은 공 2개를 잘 참아내 결승 타점을 올렸다. 9회 등판한 LG 마무리 봉중근은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시즌 3세이브를 수확했다. 조 감독대행이 23일 대구 삼성전부터 지휘봉을 잡았지만 이날 승리는 규정상 김 전 감독의 몫으로 돌아갔다. LG는 김 전 감독의 사표 수리를 미룬 채 감독 엔트리에서 아직 말소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는 “엔트리에서 빠지지 않은 김 전 감독의 승리로 기록된다”고 밝혔다.
선동열 KIA 감독은 9회초 마지막 공격 2사 1ㆍ2루에서 3번 필의 투수 땅볼 때 LG 1루수 김용의의 발이 베이스에서 떨어졌다며 심판진에 격렬하게 어필했지만 판정은 뒤바뀌지 않았다. 느린 화면으로 김용의의 발이 베이스에서 떨어진 것으로 확인돼 KIA로선 억울할 만한 상황이었다.
목동에서는 삼성이 장단 19안타를 몰아쳐 선두 넥센을 14-2로 대파했다. 5연승을 이어간 삼성은 9개 구단 중 다섯 번째로 10승(9패) 고지를 밟았다. 2번 박한이와 3번 채태인이 홈런 1개씩을 포함해 각각 5타수 2안타(3타점), 6타수 4안타(1타점)를 치고 6번 지명타자 이승엽이 4타수 2안타(3타점), 8번 포수 이흥련이 5타수 3안타(3타점)를 기록하는 등 화끈한 방망이를 유감없이 과시했다. 넥센 박병호는 4회 시즌 5호 솔로홈런을 때렸다.
두산도 창원에서 장단 18안타를 터뜨려 NC를 15-5로 눌렀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