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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임금 근면하게 일했다" 설명 듣고 "美대통령 자리도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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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임금 근면하게 일했다" 설명 듣고 "美대통령 자리도 그래요"

입력
2014.04.25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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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으로는 최초로 우리 고궁을 방문했다. 정상회담 직후 이뤄진 고종 황제 어보(御寶) 등 9점의 유출 문화재 반환과 함께 한국 전통문화에 대한 미국의 이해와 존중을 보여 주려는 행보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25일 오후 2시5분쯤 경복궁을 찾아 문화재청 문화재위원인 박상미 한국외대 국제학부 교수 안내로 25분 가량 근정전, 사정전, 경회루 등 경내 건물을 순서대로 관람했다.

박 교수가 근정전 어좌(御座) 옆 탁자에 놓인 빨간색 상자에 대해 “어보가 들어 있던 상자”라고 설명하자,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이 돌려줄 문화재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한국전쟁 혼란 속에서 미국에 불법적으로 온 것인데 어떤 나이 많은 미국 할머니의 양심적 행동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며 “우리가 가져온 물건이 한국인에게는 중요한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근정전 내 일월곤륜도(日月崑崙圖)에 나온 태양이 ‘왕ㆍ남자’를 상징한다는 설명을 듣고 오바마 대통령은 “달이 ‘음(陰)’이라는 걸 안다”고 말해 동양철학에 대한 이해를 과시했다.

왕의 집무실인 사정전에서 “조선 임금은 오전 5시부터 신하를 접견할 정도로 근면하게 일해야 했다”는 설명에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 자리도 바로 그렇다”는 농담을 했다.

이날 행사는 애초 경복궁 관람 후 아쟁 연주와 전통 춤 관람 등 문화체험도 검토됐으나, 세월호 참사를 감안해 차분하게 마무리됐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오후 1시45분쯤 용산 전쟁기념관을 찾아 기념관 회랑에 설치된 전사자 명비(名碑)에 헌화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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