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이 26일 창당 한 달을 맞지만 안철수 공동대표의 리더십은 여전히 불안하다. 통합 연결고리였던 기초선거 무공천 약속은 당내 반발을 설득하지 못해 번복했고 이후 옛 민주당 측과 안 대표 측 간 공천 잡음은 현재진행형이다. 또 세월호 침몰사고에 따른 정치 불신이 증폭된 환경도 기성정당과 손을 맞잡은 안 대표를 위축시키고 있다.
24일 광주시당 사무실에선 강기정 임내현 장병완 의원 등에게 “특정 후보를 지지한 의원이 공천관리위원으로 활동하는 것은 불공정하다”고 항의하는 당원 100여명이 몰려와 경찰이 출동하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강 의원 등 광주의원 5명이 지난 13일 안 대표 측 인사인 윤장현 광주시장 예비후보 지지를 선언하면서 시작된 논란이 지금까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안 대표 측은 “의원들의 지지선언은 지도부와 무관하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사실상 공천 갈등을 수수방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앞서 경기지사 경선 룰 결정 과정에서도 안 대표 측 요구로 경선세칙이 번복된 사례에서 보듯, 안 대표가 공천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불신을 자초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안 대표 리더십에 균열이 생긴 것은 기초선거 무공천 약속을 번복하면서부터다. 안 대표는 정치 입문 이후 여야 공통 대선공약인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를 주장해왔지만 승부수로 던진 당원투표와 국민여론조사가 ‘공천 선회’로 결론 나면서 리더십에 상처를 입었다.
편협한 용인술도 문제로 지적된다. 안 대표가 당내에서 교류하는 의원들은 김한길 공동대표와 가까운 의원 10여명에 한정돼 있다. 반면 경쟁관계인 친노진영ㆍ초선 강경파 등과는 거리를 두고 있어 당내에서조차 ‘덧셈 정치’를 못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실정이다. 창당 이후 안 대표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김준성 비서실 부실장과 서정성 보좌관도 ‘배후 정치’ 논란을 빚은 박경철 안동신세계연합클리닉 원장과 가까운 인사들이다.
안 대표의 리더십 회복을 위해선 6ㆍ4 지방선거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는 것이 필수적이다. 특히 세월호 참사로 박근혜 정부 책임론이 비등한 상황에서 서울 수성에 실패할 경우 김한길ㆍ안철수 투톱 체제는 지속되기 어렵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이와 관련, 세월호 침몰사고로 선거에 대한 관심이 멀어지면서 안 대표는 당장 투표율 하락을 걱정해야 할 처지이다. 낮은 투표율은 통상 젊은 층이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 것이어서 야당에 악재이기 때문이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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