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 해외점포 부당대출 사고 등 각종 악재에 시달린 KB금융지주가 실적 부진까지 겪게 됐다. 1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0% 가까이 감소했다. KT ENS 협력업체 사기대출에 휘말린 하나금융도 막대한 충당금을 쌓으면서 순이익이 30% 넘게 줄었다.
25일 KB금융과 하나금융은 이런 내용의 1분기 경영실적을 공개했다. KB금융의 경우 1분기 당기순이익이 3,735억원으로 작년 1분기보다 9.2%(380억원) 감소했다. 연초 업계에서 예상했던 순익 추정치(약 4,300억원)에 한참 못 미친다. 자회사인 국민카드가 연초에 발생한 개인정보유출 사태로 영업정지 등 업무에 차질을 빚으면서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실제 국민카드의 경우 지난해 4분기 3,710억원의 수수료 수익을 거뒀으나 올해는 1분기 수수료 수익이 350억원 가량 줄어들었다.
국민주택채권 위조ㆍ횡령에 도쿄지점 부당대출, 1조원대 직원 허위증명서 대출사건 등 연이은 사고로 ‘리딩뱅크’ 이미지까지 크게 훼손한 국민은행 역시 1분기 당기순이익(2,582억원)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376억원(12.7%) 감소했다. 순이자마진(NIM) 하락과 여신 증가 정체 등이 겹치면서 순수수료이익이 지난해보다 250억원(8.9%)이나 줄어든 결과다.
하나금융은 KT ENS 사기대출이 수익 악화의 직격탄이 됐다. KT ENS 협력업체 사기대출과 관련해 655억원 충당금을 쌓아고 국민행복기금 감액 손실도 650억원에 달하는 등 일회성 요인이 1,305억원이나 반영됐다. 1분기 당기순이익(1,927억원)은 작년 동기 대비 무려 33.1%(955억원)나 줄어든 수치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KB금융과 하나금융의 경우 잇단 사고로 고객들의 신뢰가 무너지면서 적극적인 영업에 나서지 못한 것이 실적 악화의 주 원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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