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인천시장 경선후보인 유정복 전 안전행정부 장관이 세월호 침몰사고로 모든 선거운동이 중단된 상황에서 당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25일 일부 방송 등을 통해 공개된 음성파일에 따르면 유 전 장관은 국민적 추모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던 지난 23일 인천 부평의 한 구의원 예비후보 사무실에서 구청장 후보 등 10여명의 새누리당 당원들을 상대로 “구청장과 시의원은 말할 것도 없이 시장과 같이 가는 것”이라며 “이건 제가 시장 후보가 돼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고 여러분들이 당선되기 위한 이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유 전 장관은 그러면서 “선거 때 열심히 해서 열 표, 백 표를 얻는 것 보다 한 목(한 번)에 천 표, 만 표를 얻는 게 더 중요하다”며 “전략을 잘 세워야 한다. 우리가 전체적으로 밀고 가지 않으면 이게 그렇게 간단치가 않다”고 했다.
유 전 장관은 이어“이번에 불행하게도 세월호 사건이 있어서 지금 국민들이 이렇기 때문에 우리가 로우 키로 가는데, 어쨌든 선거 국면에 있어서는 우리가 갖고 있는 경쟁력으로 저쪽을 완전히 제압 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발언을 마친 유 후보는 참석자들과 사진을 찍고 모임을 마무리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유 전 장관은 “사실관계 여부를 떠나 저와 관련해 논란이 발생한 것 자체만으로도 대단히 죄송스럽다”고 사과하면서도 “불법적 행위로 상대를 음해하고 또 이를 교묘히 선거운동으로 연결하는 현실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고 불편한 감정을 내비쳤다.
하지만 새정치민주연합 금태섭 대변인은 “세월호 침몰 사고를 단순히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하나의 요소로만 인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당 안팎에서는 사고 이후 수도권 후보들이 구설수에 오르는 것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평시 상황에서도 수도권 선거가 녹록지 않은 데 사고 이후 서울시장 도전에 나선 정몽준 의원 막내 아들의 ‘국민정서 미개’ 발언 에 이어 유 전 장관의 부적절한 처신까지 겹쳐 분위기가 가라 앉고 있기 때문이다.
당의 한 관계자는 “지지율 조사에서 야권 후보에 우세했던 경기지사까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선거전 재개 후 분위기 반전을 꾀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당혹스러울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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