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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자 가족 마음 우리가 잘 알지…" 대구지하철 유족들이 위로 방문에 성금 모금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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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자 가족 마음 우리가 잘 알지…" 대구지하철 유족들이 위로 방문에 성금 모금까지

입력
2014.04.24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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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자 가족들을 직접 보니 가슴이 더 아픕니다.”

2003년 192명의 사망자를 낸 대구지하철 화재참사 피해자 유족들이 전남 진도를 찾아 실종자 가족들을 위로한데 이어 세월호 침몰사고 피해지원 성금모금에 나섰다.

대구지하철참사 희생자대책위원회 소속 유족 6명이 진도를 방문한 것은 지난 22일 오후 4시. 의례적인 위로가 오히려 상처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에 방문을 늦추자는 신중론도 있었지만 마냥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는 의무감이 앞섰다.

“실종자 가족들이 나중에 소수만 남게 되는 상황, 최악의 경우 실종자를 찾지 못하는 경우에도 대비해야 합니다.” “가족 대표들이 사고 수습의 방향을 잘 이끌어야 합니다.”

대구에서 승용차 2대로 5시간을 달려 팽목항에 도착한 윤석기(49) 위원장 등이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에게 건넨 이런 말들은 대형참사를 겪어보지 않은 이들이라면 입 밖에 내기 어려웠다. 아직은 생각하기도 싫거나 부정하고 싶어도 냉혹한 현실이 앞에 펼쳐질 것이라는 이들의 조언에 실종자 가족 대표들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대책위 유족들은 또 진도실내체육관을 방문, 3시간 동안 선 채로 묵묵히 실종자 가족들을 마음으로 위로했다. 대책위 황명애(57ㆍ여) 사무국장은 “체육관 분위기가 너무 가라앉아 있어 가슴이 너무 아팠다”며 “말을 건네면 오히려 힘들게 할 것 같아 입을 다문 채 실종자들의 무사 생환을 빌었다”고 말했다.

대구지하철참사로 대학생 남매를 가슴에 묻은 김창윤(61ㆍ경북 포항시)씨는 포항시 측에 진도 자원봉사 일정을 잡아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사고나던 해 11월 네살배기 여아를 입양, 11년째 키우고 있는 김씨는 “직장 동료들과 같이 봉사활동을 가고 싶은데 무작정 들이닥치면 짐만 될 것 같아 날짜와 역할분담 조정을 신청, 회답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대구지하철참사 희생자대책위와 2ㆍ18유족회, 비상대책위, 부상자가족 대책위 등 4개 단체는 24일 세월호 침몰사고 피해지원 성금모금에도 앞장서기로 했다. 윤석기 위원장은 “세월호 실종자 및 사망자 가족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아픔을 함께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전준호기자 jh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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