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23일 오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 통화를 갖고 최근 북한의 4차 핵실험 징후 등과 관련해 북한에 핵실험 중단을 설득해줄 것을 요청했다. 박 대통령의 요청은 북한의 4차 핵실험 임박 조짐이 보이는 데 따른 것이다.
박 대통령은 통화에서 “중국이 북한의 핵보유와 추가 핵실험에 대해 반대 입장을 견지하고, 북한을 설득하는 노력을 해준데 대해 감사하다”며 “북한의 추가 핵실험은 역내에서의 군비 경쟁과 핵 도미노 현상을 자극해 동북아 안보지형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또 “6자 회담 재개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고 우리 정부가 꾸준히 추진하고자 하는 한반도 프로세스와 남북관계 개선 노력도 동력을 잃게 될 수 있는 만큼, 북한에 대한 추가적 설득노력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시 주석은 “한반도 정세에서 긴장 고조를 막는 것은 한중 양국의 이익에 부합한다”며 “중국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할 수 있도록 각측간(관계 당사국간) 대화를 설득하는 등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세월호 참사에 대해서도 애도의 뜻을 전했다. 지난해 3월 시주석 취임 축하 전화에 이어 두 번째인 한중 정상의 이날 통화도 박 대통령이 전화를 걸어 40여분간 이뤄졌다.
국방부는 북한 핵실험 준비 동향과 관련해 “북한은 언제든 기술적으로 핵실험을 할 수 있는 단계에 있고 사실상 모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는 “한미 정보당국이 똑같이 보고 있다”며 “(비유를 하자면) 항공티켓을 사서 오픈된 상태로, 언제든 비행기를 탈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북한 세월호 참사 조의
한편 북한은 이날 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 대한적십자사 총재 앞으로 강수린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회 위원장 명의의 위로 통지문을 보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은 통지문에서 세월호 사고로 어린 학생들을 비롯한 수많은 승객들이 사망하거나 실종된 데 대해 심심한 위로의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북한 당국이 남측의 대형 재난이나 인명 피해와 관련해 조의를 표한 것은 2003년 대구지하철 참사와 태풍 매미 재해 이후 처음이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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