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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유병언 비자금 의심계좌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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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유병언 비자금 의심계좌 확보

입력
2014.04.23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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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
유병언

세월호 실소유주인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의 비리 혐의를 수사 중인 검찰이 비자금 의심계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유씨가 설립한 것으로 알려진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는 유씨의 장남 회사에 수백억원을 장기대여 해 준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지검 세월호 선사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23일 오전 9시부터 수사관 50여명을 투입, 유씨 일가와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 관계사 10여 곳을 동시 압수수색 했다. 서울 서초구 염곡동 유씨의 자택과 청해진해운 인천 본사, 서울 용산구 한강로 기독교복음침례교회 건물 및 경기 안성의 금수원 등 ‘구원파’ 관련 종교시설, 서울 강남구 역삼동 방문판매회사 다판다 본사 등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지주회사인 아이원아이홀딩스의 관련 자료는 전날 특별 세무조사에 착수한 국세청이 압수했다.

검찰은 이날 압수수색에서 유씨 일가와 관계사 임직원 등의 2,000만원 이상 현금 거래 계좌 40여개를 확보, 이 중 거액의 현금이 한꺼번에 빠져 나가거나 관계사 임원이 다른 계열사 법인과 직접 현금 거래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각종 재무제표, 회계자료, 주주총회 회의록, 경영보고서 등 아이원홀딩스를 정점으로 하는 청해진해운 관계 회사들의 자금흐름 관련 자료를 확보하는 데 주력했다. 기독교복음침례회 등 종교시설 건물의 경우도 압수수색 대상을 사무실 등 사업 관련 공간에 한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와 함께 유씨의 장남 대균(44)씨가 최대 주주(20%)인 트라이곤코리아가 기독교복음침례회로부터 258억원을 장기 차입했다는 감사보고서 등을 확보하고 대출을 가장한 비자금 조성 가능성 등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트라이곤코리아는 자본금 5억원에 불과한 주택 건설업체로, 3년 전에도 기독교복음침례회에서 280억원을 빌린 것으로 금융감독원 공시 자료에 나타나 있다.

검찰은 유씨 일가가 각종 횡령과 배임을 통해 개인자산을 늘린 혐의가 짙다고 보고, 정확한 재산 규모와 범죄 혐의를 파악해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손해배상금을 받도록 도울 예정이다. 검찰은 또 청해진해운이 선박관리감독이나 각종 인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정관계 로비에 나섰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검찰은 “유씨의 횡령, 배임, 재산은닉, 관계기관 로비 등이 수사 대상”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 내 한국해운조합 인천지부도 압수수색했다. 해운조합은 국내 연안여객선의 안전관리를 담당하고 있으며 선사와의 유착비리 의혹을 받고 있다.

한편 부산지검은 이날 선박검사와 인증을 담당하는 한국선급(KR)에 대한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선박안전검사 과정에서 한국선급과 해운업체 사이에 청탁이나 금품거래가 오갔는지 여부를 포함한 해운업계 전반의 비리를 겨냥하고 있다.

김청환기자 chk@hk.co.kr 안아람기자 onesh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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