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버랜드가 중국 야생동물협회와 손잡고 멸종 위기의 희귀 동물의 보호와 번식에 대한 공동 연구를 진행한다. 특히 이번 공동 연구는 에버랜드가 2007년 한중 수교 15주년을 맞아 중국에서 들여 온 중국 3대 희귀동물이자 서유기 손오공의 실제 모델인 ‘황금원숭이’ 에 대한 사육 노하우를 중국 전문가들로부터 인정 받은 것이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버랜드와 중국야생동물보호협회는 23일 중국 섬서성 류관대에서 ‘희귀 야생동물 보호기지’ 현판식을 갖고, 희귀 동물 보호와 번식에 대한 국제적 공동 연구를 확대하기로 했다. 공동 연구의 첫 번째 주제는 ‘황금원숭이 행동 및 목소리 특징 연구를 통한 번식 효율 제고’로 동물원(에버랜드)과 야생(중국)에서 행동을 비교 분석한다고 에버랜드 측은 밝혔다.
황금원숭이는 중국 소설 ‘서유기’에 등장하는 손오공의 실제 모델로, 중국에서는 자이언트팬더, 래서펀더와 함께 ‘3대 희귀 동물’로 지정돼 국가로부터 엄격한 관리를 받고 있으며 해외 임대도 거의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황금원숭이를 중국 전문가들이 해외 연구진과 공동 연구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8년 전 북경동물원으로부터 황금원숭이 두 쌍(오공이-손소운, 장장-리리)을 임대해 정성스레 돌본 결과가 빛을 본 것”이라며 “중국에서도 번식률이 15% 정도 밖에 안 되는데도 2010~2012년 세 차례나 번식에 성공한 것을 중국 연구진도 높이 평가했다”고 전했다.
에버랜드 측은 황금원숭이를 지극 정성으로 돌봤다. 송영근 사육사는 “환경에 민감한 황금원숭이들이 ‘고향’처럼 편하게 지낼 수 있게 ‘활동성 강화 특별 프로그램’을 따로 만들어 운영했다”며 “같은 환경에 오래 머무르면 스트레스를 받을까 봐 다른 동물에 비해 훨씬 짧은 한 달 주기로 환경을 바꿨다”고 전했다. 황금원숭이가 좋아하는 뽕잎은 직접 유기농으로 길러 1주일에 한 번 먹게 했고, 평소 즐겨 먹는 떡갈나무 잎은 중국에서 공수했다. 또 매일 원숭이들의 움직임과 피부상태를 점검하고, 1달에 한 번 배설물 검사, 2달에 한 번 구충을 실시해 왔다. 황금원숭이들은 2017년 중국으로 돌아가게 된다.
이런 노하우를 인정받아 환경부로부터 ‘서식지 외 보전기관’으로 지정 받은 에버랜드는 2001년 자카스 펭귄, 2005년과 2012년 홍학, 2008년 홍따오기 인공 부화에 성공하는 등 희귀 동물 보호ㆍ번식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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