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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살 오늘부터 다시 세져… 해저에 닿은 좌현 수색 쉽지 않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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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살 오늘부터 다시 세져… 해저에 닿은 좌현 수색 쉽지 않을 듯

입력
2014.04.23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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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사고 8일째인 23일 선체 내부 수색 및 구조 작업이 중대 위기를 맞았다. 이날 선미 다인실에서 30여구의 시신을 수습하는 등 진전이 있었으나 좌현 객실 진입에 난항을 겪고 있는데다, 24일 이후 조류가 다시 빨라지는 등 외부 환경까지 악화될 전망이어서 가족들의 안타까움이 커지고 있다.

범정부 사고대책본부 관계자는 “3, 4층 우현 객실 수색은 마쳤지만 중앙과 좌현 객실 수색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후 11시 기준 대책본부가 밝힌 사망자 수는 159명으로, 시신 유실이 없다면 배 안에는 아직 143명의 실종자가 남아 있다.

현재 세월호는 선체 좌현이 바닥을 향한 채 90도 가까이 기울어져 있다. 선수 부분은 수면 쪽으로 약간 들려 있다. 지금까지 구조 작업은 대부분 위로 향해 있는 우현 창문을 쇠파이프나 특수 제작된 도구로 깨고 들어가는 방식이었다.

좌현 객실로 들어가는 방법은 두 가지. 배 외부에서 좌현 객실 창문을 깨고 들어가는 방법이 가장 좋지만 좌현이 해저면에 거의 밀착된 상태여서 잠수부의 접근이 어렵다. 결국 우현 객실에서 복도를 통해 좌현 객실로 들어가야 하는데 우현 객실에서 복도로 나가는 것조차 만만치 않다. 50㎝ 앞에 있는 물체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탁한 물 속을 더듬어 객실문을 찾아야 한다. 대책본부 관계자는 “선체에 진입하고 나면 객실문을 통해 잠수부들이 이동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런 경우는 드물다”며 “대부분 캐비닛 등 부유물이 객실 문을 막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을 찾아 복도로 나가더라도 중앙과 좌현 객실 진입이라는 또 다른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선체가 기울어져 객실 문이 바닥을 향하고 있는 탓에 문을 들어올려 열어야 하는데 물의 저항 때문에 엄청난 힘이 필요하다. 게다가 중앙 객실에는 사람이 통과할 만한 크기의 창문이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책본부는 수중 산소용접기로 벽에 구멍을 내는 방법을 검토했으나 하루 종일 작업해도 고작 창문 하나 크기의 구멍밖에 낼 수 없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사용하지 않고 있다.

조류의 흐름이 가장 느려지는 소조기가 24일이면 끝나 구조팀은 다급해졌다. 이날 사고해역의 조류 속도는 초속 1.6m로 전날보다 0.4m 정도 느려졌다. 하지만 24일을 지나면서 유속이 40% 가량 빨라지는데다 26일 사고 해역에 비바람까지 닥칠 것으로 예상된다. 군 관계자는 “유속이 빨라지면 선체 내부 진입에만 체력이 상당히 소모된다”며 “깨진 창문이나 열린 문으로 조류가 밀려 들면서 물 속에서 버티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물에 불은 이불이 잠수부를 덮치면 산소 호스를 꼬이게 하는 등 위험 요인이 많다”고 덧붙였다.

대책본부는 민간 잠수부(머구리)와 첨단 장비를 투입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으나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대책본부 관계자는 “머구리 분들이 장시간 잠수에는 유리할지 몰라도 선체 내부구조를 파악하고 수색 작업을 하는 데 적합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투입한 ‘게 로봇’(다관절 해저로봇)의 용도는 음파탐지기를 이용해 해저지형을 파악하고 유속, 수온 등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책본부는 이날 구조팀 베이스캠프 역할을 했던 바지선 ‘2003금호’를 9배 큰 ‘리베로’(1,176톤)로 교체했다.

한편 구조팀은 22일 다수의 승객이 있을 것으로 예상됐던 3층 식당 진입에 성공했으나 한 명의 실종자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생존자들의 피난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던 ‘에어포켓’ 역시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다.

진도=조원일기자 callme1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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