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 운영사인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 유병언 전 세모회장 일가가 해외에 거액의 부동산을 보유하며 다수의 현지 법인을 운영하는 것으로 23일 드러났다.
유 전회장 일가는 2000년대 들어 미국 부동산을 집중적으로 매입, 현재 700만달러 상당의 고급아파트와 저택 등을 보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의 부동산 기록을 보면, 차남 혁기(42)씨는 2003년 뉴욕시 맨해튼 남부 고급주택가에 아파트 1채를 172만5,000달러에 사들였다. 2005년에는 캘리포니아주 리버사이드카운티에 92만5,000달러에 달하는 부동산을, 2007년에는 맨해튼 인근 뉴욕주 웨체스터카운티에 345만달러짜리 고급 저택을 매입했다. 유 전 회장의 딸로 알려진 상나씨도 남편과 함께 2006년 맨해튼의 부촌인 어퍼이스트사이드의 아파트 1채를 103만5,561달러에 구입했다. 두 사람이 사들인 4건의 부동산 구입자금이 713만달러가 넘는 거액이란 점에서 유 전 회장이 해외로 빼돌린 자금일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고등학교 때 미국에 유학해 현지에서 대학을 나온 혁기씨가 부동산을 사들일 때가 30대 초중반이란 점도 이런 정황을 높이고 있다. 혁기씨는 이외에도 뉴욕주 롱아일랜드, 뉴저지주 포트리, 미시간주 앤아버 등에 거주해 드러나지 않는 재산이 더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와 함께 유 전회장 일가는 혁기씨를 중심으로 미국 영국 프랑스에 약 10개의 현지 법인을 세워 운용했다. 사업내용이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고 있으나 거래규모는 수백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뉴욕주 자료에 따르면, 혁기씨는 2011년 아해프레스 등 4개의 현지법인을, 영국에는 2013년 티오브티즈 등 2개사를 운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혁기씨는 2003년 미 연방특허청에 영양제 등을 거래하는 회사인 ‘큐브네트워크’를 등록신청하기도 했다. 연합뉴스는 그가 프랑스 파리의 중심가인 샹젤리제 부근에도 아해프레스프랑스를 설립, 2012년에만 100억원 이상의 매출액을 올렸다고 보도했다.
한편 유 전회장은 1990년 세모 명의로 캘리포니아 리버사이드카운티에 소재한 리조트 단지를 675만달러에 구입했으나, 이 단지는 회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2000년 9월 베어 패밀리 호텔리조트에 매각된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신용일 미주한국일보 기자 yishi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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