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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의 삶, 공정과 청렴으로 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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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의 삶, 공정과 청렴으로 일관"

입력
2014.04.23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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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 정약용(1762~1836) 연구로 잘 알려진 박석무(72) 다산연구소 이사장이 다산 정약용 평전(민음사 발행)을 냈다. 다산의 생애를 네 시기로 나눠 서술했다. 어린 시절부터 28세 문과 급제 전까지, 급제 후 10년 간의 공직 생활, 18년 간의 유배 시절, 해배 후 고향에서 보낸 말년으로 구분했다.

박 이사장이 다산 연구를 시작한 것은 1971년 석사학위 논문 ‘다산 정약용의 법 사상’을 쓰면서부터다. 이후 민주화운동으로 여러 차례 옥고를 치르고 14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던 시절에도 연구를 놓지 않아 여러 권의 책을 냈다. 그 중 2003년 출간한 다산 정약용 유배지에서 만나다는 기행문 형식을 빌려 다산의 일대기를 그린 책이다. 당시 다산의 사상과 철학은 다음 책으로 미루고 다루지 않은 것을 내내 아쉬워하다가 평전을 썼다.

병든 세상을 개혁하고자 한 ‘행동하는 실천적 학자’로 다산을 조명하고, 그의 삶을 관통하는 핵심을 ‘공렴(公廉ㆍ공정과 청렴)’으로 파악했다. 공렴은 다산이 문과에 급제한 뒤 공직에 나가는 자세를 다짐한 시에 쓴 말이다. “둔하고 졸렬해 임무 수행 어렵겠지만 공정과 청렴으로 정성 바치기 원하노라”는 시다.

평전은 ‘평론을 곁들인 전기’다. 평전으로서 체제를 갖추기 위해 이 책은 다산 당대와 후대의 다산에 대한 평설을 수록했다. 하지만 저자 스스로 서문에 썼듯 ‘찬양 위주의 평전’이 라 본격적인 평전으로 보기는 어렵다.

이 책은 다산에 대한 평가를 다산과 교류한 당대 인물들과 다산 사후 1910년 이전 학자들이 남긴 기록에 주로 의존하고 있다. 다산이 얼마나 뛰어난 인물인지 칭송한 내용들이다. 그 이후의 평가는 되도록 줄여서 다뤘다. 동시대에 살지 않았던 후인들의 평가는 아무래도 정확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서문에서 밝히고 있지만, 오늘의 시각으로 본 다산이 거의 빠진 것은 아쉬운 점이다. 1950~60년대 북한 학자들의 다산 연구를 소개하고 있긴 하다. 다산 사상의 혁명성과 동시에 계급적ㆍ시대적 한계를 지적한 최익한의 1955년 저서 실학파와 정다산, 언어학 철학 교육학 등 8개 분야 학자들이 집필해 높은 수준의 연구를 보여준 1962년 다산 탄생 200주년 기념 논문집을 소개하고 있다. 다산의 한계를 지적한 북한의 연구에 대해 저자는 “다산은 혁명적인 사상가는 아닐지라도 개혁적인 사상가임은 분명하다”며 “다산에 대한 평가는 더 검토돼야 하리라 믿는다”고 논평했다.

서문에서 저자는 “거대한 다산을 제대로 설명해 내기가 어디 그리 쉬운 일인가”“수준 높은 다산의 사상이나 학설을 후세의 누가 감히 평가할 수 있겠는가”라며 평전 쓰기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러나 본문에서 감탄을 연발하며 다산을 칭송한 것은 도가 지나쳐 보인다. “글 잘하던 정조가 오죽이나 마음에 흡족했으면 (다산의 시를) 1등으로 뽑았겠는가” “이보다 더 높은 통치 철학이 어디에 있겠는가”식의 구절을 위인전이 아닌 평전에서 읽는 것은 거북하다. 다산을 숭배하는 나머지 객관적 거리를 두고 서술하는 데 실패한 결과일 것이다. 오미환 선임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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