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내부에서 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 부적절한 언행과 처신으로 논란이 된 인사들에 대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조동원 홍보본부장은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새누리당 징계위원회는 핑계위원회다. 이 핑계 저 핑계로 동료의원을 감싸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그럴 거면 아예 문을 닫아라. 아니면 나를 징계하던지”라고 썼다. 조 본부장의 이 같은 비판은 국가적 재난사태에 여론악화를 부추기는 돌출발언을 제대로 제어하지 못하는 당 지도부 행태를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권은희 의원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실종자 가족 행세를 하는 선동꾼이 있다는 다른 사람의 글을 게재해 논란이 일으켰고, 한기호 최고위원은 지난 20일 페이스북에서 이번 사고와 관련해 색깔론을 제기,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당에서는 이들 의원들에 대해 공식적으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또 유한식 세종시장 후보는 사고 직후인 18일 ‘폭탄주 술자리’에 참석해 후보자격 박탈이 예상됐지만, 당 윤리위는 경고 처분으로 서둘러 봉합했다.
이런 가운데 극우 논객인 지만원씨는 22일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에 ‘박근혜 정신 바짝 차려야’라는 제목의 글에서 “시체장사에 한두 번 당해봤는가. 세월호 참사는 이를 위한 거대한 불쏘시개다”라고 적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난이 쏟아지자 지씨는 23일 다시 글을 올려 “빨갱이 기자들 나에게만 그런 줄 알았더니 정몽준 의원 막내아들의 반듯하고 어른스러운 발언까지 문제 삼았다”고 주장해 논란을 키웠다.
새누리당 출신 송영선 전 의원도 22일 한 종편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 의식부터 재정비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꼭 불행인 것만은 아니다”라며 “좋은 공부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주장해 비난이 쇄도했다. 당의 한 관계자는 “자칭 보수라는 인사들의 비이성적 발언이 이어지고 잊혀졌으면 하는 당 소속 인사들의 언행이 자꾸 부각돼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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