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고사를 마친 4월 말이면 대학가는 봄 축제 준비로 들뜨지만 올해는 다르다. 세월호 침몰 사고의 아픔으로 대학들이 예정된 봄 축제를 잇따라 취소하고 대신 희생자를 추모하는 분향소 마련, 실종자 가족을 위한 성금 모금에 동참하고 있다.
단원고가 위치한 경기 안산의 한양대 에리카(안산) 캠퍼스는 다음달 예정된 축제를 취소했다. 한양대 총학생회는 23일 “국가적 재난이자 안산의 비극을 맞아 희생자와 유가족을 애도하고 다른 학생들을 도와야 한다는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학생회는 대신 안산고 재학생 등을 위한 심리치료 등 봉사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다.
끝까지 배에 남아 학생을 대피시키다 목숨을 잃은 고(故) 남윤철 교사의 모교인 국민대는 5월 예정돼 있던 봄 축제, 성년의 날 행사, 전통놀이 체험을 모두 취소했다.
세월호 참사와 직접적 관련이 없는 캠퍼스도 숙연한 분위기다. 서울대는 5월 13일로 예정된 봄 축제를 취소했다. 총학생회는 대신 모금 활동을 벌여 진도에 구호물품을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서울대는 학생회관 앞 벽에 추모 공간을 마련해 애도 메시지가 담긴 리본이나 종이를 붙이거나 촛불, 꽃 등을 놓도록 했다.
숙명여대는 ‘추모의 벽’을 설치해 희생자와 유가족들을 위로하는 글을 게재하고 있다. 건국대 고려대 중앙대 등은 성금, 구호물품 마련에 나섰다. 연세대 총학생회는 앞서 성명을 통해 “사고로 인한 희생이 안타깝고, 그것을 바라보는 우리 또한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밝히고 18일부터 학생들로부터 생수, 세면도구, 여성위생용품 등 구호물품을 지원받아 매일 오전 진도군청으로 발송하고 있다. 이밖에 서울시립대 동국대 성신여대 등도 잇따라 축제 취소를 결정했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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