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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맹주 벗어나 세계축구 중심으로 거듭나야"

입력
2014.04.23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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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호기자 youcho@hk.co.kr
조영호기자 youcho@hk.co.kr

“골이에요, 골!”

신문선(56) 성남 FC 대표이사는 팬들에게 가장 익숙한 목소리 중 하나다. 해설가로서 1986 멕시코 월드컵부터 지난 2006 독일 월드컵까지 무려 24년 동안 현장을 누비며 한국 축구와 희로애락을 함께 했다. 연세대를 졸업한 신 대표는 1981년 대우 축구단을 거쳐 1983년 유공 코끼리 축구단에 입단, 프로 축구 선수로도 활동했다. 이후 해설가로 이름을 알린 그는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교수로 변신에 성공했고, 지난 1월 초대 성남 시민구단의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구단 행정가로서 직책을 떠나 축구계 선배이기도 한 신 대표는 22일 ‘월드컵 D-50’을 맞아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의 원정 8강 진출을 믿는다. 아시아의 맹주가 아닌 세계 축구의 중심으로 거듭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신 대표에게 4년 마다 한번씩 돌아오는 월드컵은 특별하다. 단순한 대회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는 “월드컵은 지구촌에서 벌어지는 많은 이벤트 중에서도 종교나 인종, 이념을 초월하는 최고의 축제”라면서 “축구공 하나에 전 세계 사람들이 열광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실제 하계 올림픽, 포뮬러 원 그랑프리(F1)와 함께 세계 3대 스포츠로 꼽히는 월드컵은 시청자수만 해도 상상을 초월한다. 국제축구연맹(FIFA)에 따르면 2010 남아공 월드컵의 누적 시청자수는 263억명에 달했다.

신 대표가 직접 지켜본 월드컵 경기만 해도 손으로 셀 수 없을 정도다. 그의 인생과 함께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중에서도 “2002 한일월드컵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그는“한국 축구는 2000년대 전까지만 해도 월드컵 1승도 못 거두고 유럽과 남미의 들러리에 불과했다. 말 그대로 축구 변방이었다”고 목소리를 높인 뒤 “하지만 2002 한일월드컵을 통해 우리도 유럽이나 남미 팀들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강조했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끌었던 한국 축구대표팀은 당시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 등 세계 최고의 팀들을 잇따라 꺾으면서 4강에 진출하는 기적을 만들어냈다.

1954 스위스대회를 통해 월드컵과 인연을 맺은 한국 축구 대표팀은 1998 프랑스 월드컵까지 5무 9패의 성적을 남겼다. 2002 월드컵에서 폴란드를 상대로 첫 승(2-0)을 거두기까지 48년의 시간이 걸렸다. 신 대표는 “축구는 단순한 공놀이가 아니다. 그 안에는 민족성과 문화 등이 함축돼 있다”라며 “첫 승을 올리기까지 수 많은 선배들의 땀방울이 있었다. 단순한 1승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K리그는 선수 연봉 공개, 스타 플레이어들의 해외 진출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신 대표는 축구계의 현실에 대해서도 쓴 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한일월드컵을 기점으로 구조적으로 더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제대로 된 로드맵을 작성하지 못했다. 우리 스스로 밥상을 차버린 격이 됐다”면서 “미래 계획에 소홀했던 것에 대해 축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나부터 반성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팬들이 축구란 상품에 대해 ‘불량품’으로 생각한다. 구매가 안 이뤄진다”고 진단한 뒤 “예를 들어 팬들이 축구를 보려고 해도 방송 중계마저 잘 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협회나 연맹, 그리고 모든 축구 인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명보호는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8강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은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첫 원정 16강에 올랐지만 우루과이에 패해 8강 진출이 좌절됐다. 신 대표도 태극 전사들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잊지 않았다.

“1승에 목말라 있던 한국 축구가 아니다. 이젠 유럽이나 남미와 당당히 겨룰 수 있는 자신감과 기량, 정보력을 갖췄다”면서 “아시아의 맹주가 아니라 나아가 세계 축구의 중심이 되길 희망한다. 홍 감독과 선수들이 도전 의식과 책임감을 갖고 해줬으면 좋겠다.”

성남=이재상기자 alexei@hk.co.kr

사진=조영호기자 you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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