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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수습… 수업 준비… 단원고 교사들도 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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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수습… 수업 준비… 단원고 교사들도 탈진

입력
2014.04.22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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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경상대 일어교육과 동문회에서 동문인 단원고 교사 유모씨 등 실종자들의 생환을 기원하는 현수막을 캠퍼스에 설치했다.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22일 경상대 일어교육과 동문회에서 동문인 단원고 교사 유모씨 등 실종자들의 생환을 기원하는 현수막을 캠퍼스에 설치했다.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수많은 제자와 동료를 잃고, 사고 수습에 경황이 없는 안산 단원고 교사들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단원고 교사들은 22일에도 전남 진도 사고현장에서는 사고 수습을, 안산 단원고 학교에서는 이틀 뒤 시작될 수업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스스로 심리치료를 받는 한편 학생과 학부모들을 도와야 하는 상황이어서 이들 교사에 대한 지원이 절실하다.

전남 진도에 상주하는 교사 11명은 시신 신원 확인 작업과 학부모 상담 등 지원활동을 펴고 있다. 한때는 30여명의 교사가 진도에 있었지만 사망자가 늘면서 교사들도 상당수가 학교로 돌아가 장례식장에서 유가족들을 돕고 있다.

아직까지 진도에 남아있는 교사들은 정신적·육체적으로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특히 실종됐던 제자들의 시신이 발견될 때마다 일일이 사진을 대조하고 죽음을 확인하는 것이 이들에게 큰 고통이다. 정부를 믿지 못하는 실종자 가족들이 교사만 찾다보니 이들을 위로하는 것도 교사들의 몫이다. 현장에서 지원활동을 한 어느 인사는 “교사들이 신원 확인을 계속 하면서 죽은 아이가 자꾸 생각나 펑펑 울고, 사흘 밤을 꼬박 새는 등 체력적으로도 완전히 탈진된 상태”라고 전했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근처에 숙소를 따로 마련해도 1~2시간을 잠시 앉았다 올 뿐 잠 한 숨을 못 자 모두 극도로 피로 상태”라고 말했다.

학교에 남아 있는 교사들 역시 사고 얘기만 나와도 울음을 터뜨리는 등 안정이 되지 않은 상태다. 집에 가지 않고 학교에서 쪽잠을 자기 일쑤다. 이영문 국립공주병원장은 “현재 남아있는 교사들은 희생자나 생존자 가족에 준하는 심리상태”라며 “산 사람과 죽은 사람의 구분도 안 된 상태에서 의연하게 수업을 해야 하는 것 자체가 교사들에게 큰 고통”이라고 말했다.

죄책감과 쏟아지는 비난을 감내하면서 학교를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하는 것도 남은 교사들에겐 이중, 삼중의 압박이다. 안현의 이화여대 심리학과 교수는 “많은 동료를 잃었고, 수많은 제자들이 실종된데다 교감의 자살까지, 남아있는 교사들은 모두 1차적 트라우마 집단”이라며 “스트레스 관리를 잘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병수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보통 사람보다 2~3배의 압력을 받는 상황”이라며 “당장은 교사로서의 책임감으로 버티더라도 오히려 사고가 수습된 이후 우울증과 불안 등 정서적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커 지속적인 관심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안산=권영은기자 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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