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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소 없어 차가운 냉동고에… 말이 되나" "이 새벽에 가족관계부 어디서 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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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소 없어 차가운 냉동고에… 말이 되나" "이 새벽에 가족관계부 어디서 떼라고"

입력
2014.04.22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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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희생자들의 시신이 속속 수습되면서 가족들에게 시신이 인계되는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그러나 정작 이들의 거주지인 경기 안산에서는 빈소를 차릴 곳을 구하지 못해 유족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20일 오후 9시 20분 전남 목포 중앙병원 안치실 근처. 이날 오전 시신으로 발견된 김모(17)군의 어머니는 “고려대 안산병원에는 자리가 없다. 내일 오후는 돼야 한다”는 안산시청 직원의 설명에 탄식했다. 불과 5분 전만 해도 빈소를 차릴 수 있다고 해서 가족과 논의 후 다시 전화를 걸었는데 그새 빈소가 차버린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무작정 기다리는 일도 다반사다. 21일 오후 운구된 정모(17)군의 유족은 도착 2시간 30분만인 오후 10시가 돼서야 안산 군자장례식장에 빈소를 마련할 수 있었다. 목포중앙병원에서 만난 한 유족은 “내 새끼가 추운 바다에서 오래 있었는데 빈소가 없어 또 추운 냉동고에서 있어야 한다는 게 말이 되냐”고 울분을 터뜨리기도 했다.

안산시는 고려대 안산병원, 단원병원, 한도병원 등 65곳에 빈소를 확보하고 만약을 대비해 인근 경기 기흥ㆍ화성ㆍ수원 등 8개 시ㆍ군에 장례식장을 확보했다고 22일 밝혔다. 하지만 유족들은 “어린 나이에, 끔찍한 사고로 원통하게 자식을 보내는 마당에 오래된 장례식장이나 타지에서 장례를 치를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신원확인 절차를 제대로 안내하지 않아 유족과 경찰 간 마찰도 잇따랐다. 직계 가족이 아니면 시신 인도 시 가족관계증명서를 제출해야 한다는 것이 공지되지 않았던 것이다. 22일 새벽 아들의 사망 소식에 충격을 받은 부모를 대신해 시신을 인계 받으러 온 A씨의 고모부는 “이 새벽에 가족관계증명서를 어디서 떼느냐”며 거세게 항의했다.

정부는 뒤늦게 20일부터 목포 중앙병원 인근 상동주민센터, 기독병원 인근 하당동주민센터를 24시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신을 조금이라도 빨리 품에 안으려는 유족을 이해시키려는 노력이 여전히 부족했던 셈이다.

한편 세월호에서 인양된 시신을 실은 해경 경비함이 입항하는 진도 임회면 팽목항 부둣가에는 22일 오후 시신 180구가 들어갈 수 있는 임시 시신안치소가 마련됐다. 목포 안산 등 병원들의 안치소가 포화상태가 돼 시신이 방치되는 것을 막고, 신속한 검시로 유족들이 기다리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다.

영하 30도까지 내려가는 냉동 컨테이너(폭 2.43mㆍ높이 2.6mㆍ길이 6m) 6동으로 꾸려진 임시 안치소는 신원확인소 옆에 배치됐다. 법의관 등의 검시가 이곳에서 이뤄져 유족이 원하면 목포에 있는 병원을 거치지 않고 바로 거주지 인근 장례식장으로 운구할 수 있다고 해경은 설명했다.

진도=손현성기자 hshs@hk.co.kr

목포=김관진기자 spiri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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