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수업을 들으며 뛰어 놀아야 할 너희들이 도대체 왜 여기에서 이러고 있는 거니. 도대체 왜….”
22일 고려대 안산병원 장례식장. 오전 7시30분부터 20분 간격으로 안산 단원고 2학년 4반 권모, 정모, 임모 군의 영결식이 치러졌다. 한 교실에서 함께 공부하던 같은 반 친구 3명이 세월호 침몰 사고로 한날 한시 같은 장소에서 세상과 이별을 고한 것이다. 유가족과 친구들은 세 친구들을 한꺼번에 떠나 보내야 하는 비통함에 연신 눈물을 쏟았다.
웃음을 머금은 세 학생의 교복차림 영정사진은 유족과 조문객의 가슴을 찢었다. 정군의 한 유족은 “어떻게 이런 비극이 있을 수 있느냐”며 가슴을 치고 눈물을 흘렸다. 침몰사고가 난 순간부터 눈물이 마를 날 없었던 유족들은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조문객의 부축을 받으며 힘겨운 걸음을 내디뎠다.
세 학생의 시신은 차례로 고대 안산병원 장례식장을 떠나 수원연화장과 성남화장장으로 향했다. 숨진 단원고 학생 중 가장 먼저 발견된 정 군 등 세 명은 목포한국병원에 안치됐다가 차례로 고대 안산병원 장례식장으로 옮겨지는 등 사고 이후에도 늘 ‘함께’ 했다.
이들 세 친구는 평택 서호추모공원에 나란히 묻히게 돼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하며 이승에서 못다 피운 우정의 아쉬움을 달래게 됐다.
세 친구와 마찬가지로 싸늘한 주검이 돼 돌아온 또다른 단원고 학생 8명의 영결식도 이날 안산지역 5곳에서 낮 12시까지 이어졌고, 유족과 친구들은 눈물로 이들의 마지막 길을 위로했다.
안산=김기중기자 k2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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