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22일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일대에서 다수의 활동들이 감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의 제4차 핵실험 임박 가능성을 군 당국이 공식 시사한 것이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의 핵실험 준비 동향과 관련해 “구체적 내용은 정보 사항이어서 공개적으로 밝히기 곤란하지만 현재 많은 활동들이 보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우리 군은 북한이 단기간 내에 기습적으로 핵실험을 할 수 있다고 보고 있으나 과거 사례에서 보듯 핵실험을 위장한 기만일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며 “한미가 서로 정보를 공유하면서 북한의 다양한 징후를 평가 중”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변인은 또 “‘적들이 상상하기도 힘든 다음 단계 조치를 취할 준비를 하고 있다’, ‘4월30일 이전에 큰 일이 일어날 것이다’, ‘큰 한 방을 준비하고 있다’ 같은 언급들이 북한에서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군은 첩보 중 일부를 미국으로부터 입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는 이에 따라 지난 21일 오전 9시부터 국방부ㆍ합참 통합위기관리 태스크포스(TF)를 가동, 군사 대비 태세를 강화하고 24시간 북한 핵실험 대비태세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갱도 입구에 설치된 가림막 등 핵실험 임박 징후가 한미의 관측을 막아 준비 상황을 노출하지 않으려는 북한의 의도 때문일 공산이 크지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25일)을 앞두고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기만 전술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이날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그것은 전체 판도를 바꾸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구도가 바뀌는 근본적 계기)가 될 것”이라며 “북한은 모든 국제사회를 상대로 절대 이길 수 없는 게임을 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일각에서는 군이 출처도 불분명한 북측 언급 관련 첩보까지 동원하며 핵실험 가능성을 강하게 암시하고 나선 것은 세월호 침몰사고로 인한 여론 악화 흐름을 틀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