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파력이 강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세월호 침몰사고와 관련한 새누리당 의원들의 부적절한 언행이 잇따라 물의를 빚으면서 “사고 수습에 전념해야 할 여당이 민심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당 지도부는 세월호 사고 이후 신중한 처신을 당부하며 입 단속에 나섰지만 하루가 멀다 하고 문제를 일으키는 실정이다.
새누리당 권은희 의원은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실종자 가족 행세를 하는 선동꾼이 있다”는 다른 사람의 글과 동영상을 게재했다가 동영상 속 여성이 실제 실종자 가족으로 확인돼 파문이 일고 있다. 이에 권 의원은 국회 브리핑룸에서 “퍼온 글로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사과한 뒤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 자체를 폐쇄했다. 이 과정에 권 의원 글에 수백 개의 비난 댓글이 달리는 등 하루 종일 몸살을 앓았다.
앞서 한기호 최고위원은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드디어 북한에서 선동의 입을 열었다”면서 색깔론을 펼치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같은 당 이재오 의원과 김문수 경기지사도 각각 자신의 트위터에 침몰 사고를 애도하는 자작시를 올렸다가 “엄중한 상황에 글 솜씨를 뽐내려 한다”는 비아냥을 샀다. 또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정몽준 의원의 막내아들이 실종자 가족을 비하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가 정 의원이 사과하기도 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의 돌출발언은 6ㆍ4지방선거를 앞두고 국가적 재난사태에 대한 여론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하는 데 따라 반작용 성격이 강하지만 사태의 심각성을 객관적으로 보지 못하고 진영논리에 빠져 섣불리 무리수를 두게 된 것이란 비판이 많다.
당 지도부는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새누리당은 이날 비공개원내대책회의에서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를 통한 발언을 자제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이어 전체 소속 의원들에게 최경환 원내대표 명의로 문자 메시지를 보내 “SNS등의 활동으로 인한 불필요한 오해가 없도록 각별히 유의해 달라”며 ‘SNS 실언 막기’에 나섰다.
한편 지난 17일 박근혜 대통령의 진도체육관 방문 당시 실종자 가족인 것처럼 사회를 본 새정치민주연합 기초단체 예비후보 송정근(53)씨는 당이 출당 움직임을 보이자 이날 탈당계를 제출했다. 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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