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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 미안해" "언니, 안돼 안돼" 가족틀 통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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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 미안해" "언니, 안돼 안돼" 가족틀 통곡

입력
2014.04.22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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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당시 승객들의 탈출을 돕다가 숨진 승무원 고 박지영씨의 운구 행렬이 22일 오전 인천 중구 인하대병원 장례식장을 출발하려 하자 유족들이 오열하고 있다. 2014.4.22 /인천=김주성기자 poem@hk.co.kr/2014-04-22(한국일보)
세월호 침몰 당시 승객들의 탈출을 돕다가 숨진 승무원 고 박지영씨의 운구 행렬이 22일 오전 인천 중구 인하대병원 장례식장을 출발하려 하자 유족들이 오열하고 있다. 2014.4.22 /인천=김주성기자 poem@hk.co.kr/2014-04-22(한국일보)

“지영아 엄마가 미안해, 너무 미안해….”

스물두 살 박지영씨. 한창 예쁜 옷 사 입고 친구들과 어울려 대학 캠퍼스를 거닐고 있어야 할 나이에 돌아가신 아버지 대신 어머니와 여동생을 먹여 살리겠다며 배에 올랐던 딸이었다. 일이 힘들지 않느냐는 사촌오빠의 물음에 “배 사람들이 너무 잘 해 준다”며 밝게 웃던 동생이었다.

그런 딸의 영정사진을 차마 볼 자신이 없어 빈소에 마련된 방에 몸 져 누워만 있던 어머니는 딸의 마지막 길을 따라 나서며 끝내 목놓아 울었다. 그 누구보다 믿음직했던 맏딸에게 어머니는 “미안하다”는 말만 힘겹게 되뇌었다.

구명조끼를 학생들에게 양보하고 승객들의 탈출을 돕다가 숨진 세월호 승무원 박씨의 영결식이 22일 오전 인천 인하대병원에서 엄수됐다. 장례식장에는 ‘진정한 영웅께 바칩니다’ ‘당신의 의로움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고맙고 미안합니다’ 등 보낸 사람이 적혀있지 않은 조화가 줄지어 서 있었다.

발인이 시작되기 약 한 시간 전부터 지인들과 일반 시민들은 빈소에 모여 저마다 고개를 떨구고 눈물을 훔쳤다. 박씨가 2학년 1학기를 마치고 휴학했던 수원과학대 친구들과 관계자들도 참석해 박씨의 고귀한 희생을 위로했다. 고인이 생전 다니던 인천 제2교회 신도들이 찬송가를 부를 때는 곳곳에서 울음이 터져 나왔다.

오전 9시쯤 박씨의 영정사진을 앞세운 운구행렬이 빈소를 나와 운구차량으로 향하자 유족들은 무거운 발걸음을 떼며 오열했다. 장례 내내 의젓한 모습으로 엄마를 챙기던 여동생 지현(19)씨마저 운구 차량을 붙잡으며 “언니, 아아 안돼, 안돼”하며 바닥에 주저 앉았다.

이날 박씨의 시신은 생전 살던 경기 시흥시 자택을 들른 뒤 화장돼 광주 시안가족추모공원에 안치됐다.

인천=조아름기자 archo1206@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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