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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토병·환경 진단용 종이칩 개발 "한국형 적정기술로 활용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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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토병·환경 진단용 종이칩 개발 "한국형 적정기술로 활용해야죠"

입력
2014.04.22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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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칩 개발, 종이칩 제작 과정
종이칩 개발, 종이칩 제작 과정

일상생활에서 흔히 쓰이는 종이와 가정용 잉크젯 프린터로 전염병이나 환경오염 등을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이 나왔다. 혈액이나 강물 같은 미량의 액체를 종이 위에 떨어뜨려 전기로 움직이게 하는 이른바 ‘종이칩’이다.

서강대 화학과 신관우, 권오선 교수 공동 연구진이 충남대,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함께 개발한 이 종이칩은 연구논문이 신소재 분야의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 16일 자 내부 표지 논문에 선정되고, 이어 나노기술 뉴스사이트 ‘나노워크’에 상세히 소개되는 등 국제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종이 위에서 미세한 액체의 흐름을 전기로 제어하기 위해 연구진은 먼저 전기가 통할 수 있는 전도성 잉크를 만들었다. 전도성 잉크를 넣은 프린터로 전기 배선도가 그려진 종이를 출력한 다음 표면에 보호막을 입히고 전기를 가해 시료가 원하는 대로 이동하거나 반응하도록 조작하는 방식이다.

연구진은 이를 ‘적정기술’로 활용하겠다는 목표다. 적정기술은 선진국에서 쓰이는 첨단 기술이 아니라 공정이 간단하고 제작비가 적으며 신속하게 사용할 수 있어 후진국이나 자원이 없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쉽게 적용될 수 있는 기술을 말한다. 아주 작은 공간 안에서 액체의 흐름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기존의 미세유체칩은 대부분 플라스틱이나 실리콘으로 만든 단단한 기판 위에서 작동해 제작비나 부가 장비가 많이 필요하다. 반면 “이번 기술을 응용하면 복잡한 공정이나 첨단 시설 필요 없이 종이와 가정용 프린터만으로 병원균이나 오염물질 검출이 가능한 센서를 만들 수 있게 될 것”으로 연구진은 기대하고 있다. 경제성이 높고 현지 생산이 가능하며, 구동과 폐기가 모두 손쉽다는 것도 종이 칩의 장점으로 꼽힌다. 신 교수는 “앞으로 아프리카의 난치병이나 풍토병 검진용 무료 종이진단키트를 제작해 한국형 적정기술로 널리 알리고 싶다”고 밝혔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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