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가 침몰한 지 엿새째인 21일 사고 해역에 선수 부분을 노란색으로 칠한 어선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이른바 ‘머구리’라 불리는 잠수기수협 소속 잠수사를 태운 머구리 어선이다. 일반 잠수사들과 함께 머구리 잠수사들이 현장에 투입되면서 이날 구조활동도 한층 활기를 띠었다.
이날 등장한 머구리 어선은 모두 4척으로 전남 여수와 충남 보령, 부산지역에서 온 머구리 잠수사 12명이 나눠 타고 있었다. 머구리 어선들은 일반 잠수사를 태운 바지선 옆에 바짝 붙어 정박한 채 머구리 잠수사들의 구조활동 ‘플랫폼’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머구리는 산소통을 장착한 일반 잠수사와 달리 선상의 산소공급 장치와 연결된 투구 모양의 장비를 쓴 전문 잠수사를 일컫는다. 100~150m에 이르는 산소공급선을 통해 산소를 공급받는 머구리는 수심 20~30m깊이에서 1시간 가량 머물 수 있어 일반 잠수사와 비교할 2배 이상의 수중작업이 가능하다. 또 가슴 부분에 자동차 전조등과 비슷한 대형 서치라이트를 달고 있어 시야 확보에도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때문에 머구리의 등장은 거센 조류와 20cm안팎의 가시거리 등으로 구조활동이 더딘 상황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해경 등에 따르면 앞서 19일 밤 세월호 선체에 처음으로 진입한 구조팀에도 머구리 잠수사가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민관군 합동구조팀 관계자는 “가이드라인 설치와 선체진입로 확보 등에 머구리가 이미 혁혁한 공을 세웠다”고 전했다.
특히 이날 투입된 머구리 잠수사들은 생업인 성게나 해삼 등의 해산물 채취를 뒤로 한 채 구조활동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더욱 주목을 받았다.
진도=하태민기자 ham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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