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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감 선생님, 이제 마음의 짐 내려 놓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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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감 선생님, 이제 마음의 짐 내려 놓으세요"

입력
2014.04.21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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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여명의 생사를 알 수 없는데 혼자 살기에는 힘에 벅차다… 시신을 찾지 못하는 녀석들과 함께 저승에서도 선생을 할까…’

침몰하는 세월호에서 구조됐다가 사흘 만에 이 같은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안산 단원고 강민규(52) 교감의 장례식이 21일 무거운 침묵 속에서 엄수됐다.

강 교감의 유족과 동료 교사 등 50여명이 이날 오전 4시30분 상록구 안산 제일장례식장에서 고인의 마지막을 지켰다. 유족들은 주위의 부축을 받으며 한 걸음 한 걸음을 어렵게 뗐다. 숙연한 분위기 속에서 이들은 한 손으로 입을 막은 채 비통한 표정으로 운구행렬의 뒷모습을 하염없이 바라봤다.

강 교감의 영정을 실은 운구 차량은 마지막 부임지가 된 단원고 운동장과 자택 주변을 한 바퀴 돈 후 수원 연화장으로 향했다. 강 교감의 유골은 고인의 마지막 바람대로 사고 해역인 진도 앞바다에 뿌려지고, 일부는 고향인 충남 보령의 가족 납골묘에 안치된다.

단원고 2학년 학생 325명과 교사 13명을 인솔해 제주도 수학여행 길에 올랐던 강 교감은 지난 16일 탑승한 여객선이 가라앉는 가운데 가까스로 구조됐다. 하지만 그는 혼자 살아남았다는 극심한 자책감에 시달린 끝에 18일 오전 진도 실내체육관 인근 야산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생전의 강 교감이 기운 배 안에서 대학생 등 6~7명의 탈출을 도왔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주변의 안타까움은 더했다. 인터넷에는 “그곳에서라도 마음의 짐 더시고 편히 쉬세요”, “살아오신 분들이 무책임하게 아이들을 버리고 나왔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그 분들도 그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셨을 게 분명하다”는 등 먼저 떠난 제자들 곁으로 간 강 교감에 대한 애도 행렬이 이어졌다. 1987년 교사로 임용된 강 교감은 윤리과목을 가르치다 2년 전 교감으로 승진해 올해 3월부터 단원고에서 근무했다.

안산=권영은기자 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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