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의 경기 과천 데이터센터에 화재가 발생해 삼성카드의 온라인 결제가 전면 중단되면서 이용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20일 삼성SDS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20분쯤 경기 과천시 별양동에 위치한 이 업체의 11층 규모 데이터센터인 ICT센터에서 화재가 발생, 오후 7시쯤 진화됐다. ICT센터는 기업들의 전산처리에 필요한 장비와 데이터 등을 보관하는 곳으로, 이 곳에는 삼성카드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계열사 일부와 외국계 기업 등 외부 기업들의 전산시스템이 설치돼 있다. 삼성SDS 관계자는 “소방서에서 헬기까지 동원해 건물 옥상에 물을 뿌리는 등 진화 작업을 벌였지만 바람이 거세 불길을 잡는데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화재는 건물 3층 발전기실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불길은 플라스틱 외벽을 타고 올라가 11층 옥상까지 번졌지만, 근무 중인 직원 50여명은 즉시 대피해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다만 이 과정에서 불탄 외벽 파편이 지상으로 떨어지면서 대피해 있던 협력업체 직원 1명이 어깨를 맞아 부상을 입었다.
삼성SDS는 불길이 내부로 번지지는 않았으나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10층에 보관 중인 삼성카드의 전산시스템을 경기 수원의 또 다른 삼성SDS 데이터센터로 옮기면서 온라인 결제, 모바일 앱카드 결제, 홈페이지 접속, 자동응답시스템(ARS) 등 일부 서비스가 마비됐다. 오프라인 가맹점과 버스, 지하철 등에서는 삼성카드 결제가 가능했지만 각종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카드 결제가 이뤄지지 않았다.
특히 카드 결제 후 알림문자 서비스까지 중지되면서 데이터 유실로 인한 과다 청구 등 혹시 모를 사고에 대한 이용자들의 불안이 커졌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삼성SDS의 과천 ICT센터는 삼성카드의 백업 자료를 보관하는 곳”이라며 “접속을 차단한 채 서버를 수원 ICT센터로 옮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서비스 재개 시점을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빠른 시간 내에 복구작업을 완료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정확한 복구 예정 시간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 삼성카드측은 홈페이지 등을 통해 제대로 된 안내조차 하지 않고 서비스를 차단해 이용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대표전화(1588-8700)로 전화를 걸면 ‘시스템 사정으로 자동응답시스템(ARS) 및 당사 홈페이지 서비스 이용이 불가능하니 양해 부탁한다’는 안내만 되풀이 됐다. 직장인 손 모씨는 “삼성카드에서 블로그와 페이스북을 통해 서비스 중지 안내를 했다지만 일부러 찾아 들어가 보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며 “제대로 된 통지 없이 서비스를 중단한 처사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삼성SDS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삼성카드 외에 과천 ICT센터에 보관 중인 다른 계열사 및 외부 기업들의 서버에 대해서도 우회 접속 경로를 마련하는 등 대비책을 세우고 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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