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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속 줄게 그물 겹겹으로..." 답답한 마음에 구조 아이디어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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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속 줄게 그물 겹겹으로..." 답답한 마음에 구조 아이디어 봇물

입력
2014.04.20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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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진도 해역에서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한 지 닷새 째인 20일. 지금까지 사망 확인자는 계속 늘어가는데도 불구하고 구조작업은 이렇다 할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인터넷에선 다양한 구조작업 아이디어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실현 가능성을 떠나 실낱 같은 희망일지라도 아직은 버릴 때가 아니라는 간절한 염원의 방증인 셈이다.

대부분의 아이디어는 구조작업을 방해하는 빠른 물살의 흐름을 제어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날 오전 다음 아고라 토론방에 아이디 ‘idskysur****’인 네티즌은 ‘침몰 현장 주변에 초대형 그물을 5겹 이상 두르는 방법’을 제안했다. 다소 구식이긴 하지만 구조 작업을 방해하는 빠른 유속(流速)을 조금이라도 줄이는 데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다. 이 네티즌은 “각 그물 간의 폭을 15~20m 정도로 하고, 그물 하단엔 바닥에 닿아서 지탱해 줄 수 있는 무거운 물체를 매달면 될 것”이라며 “여름에 망사로 된 커튼을 여러 겹 치면 바람이 적게 들어오는 것과 비슷한 원리”라고 제안했다.

‘박스*’라는 블로거가 제시한 방안도 비슷하다. 거대 폐유조선이나 컨테이너선, 중고선박 등을 침몰시켜 세월호 주변에 차단벽을 두르자는 의견이다. 차단벽 역할을 하는 선박들 사이의 틈새 부분을 방파제건설용 자재나 큰 바위, 자갈 등을 투입해 메워서 바닷물 유입을 막고, 선체의 바닷물은 모든 배수펌프를 동원해 동시에 퍼내는 방법이다.

이 블로거는 또 해상크레인을 이용한 방법도 제안했다. 대형 해상 크레인 2대로 균형을 맞춰서 세월호 선수 부분만 살짝 들어올린 뒤 공기를 유입한 다음 구조작업을 하자는 의견이다. 섣불리 인양하면 에어포켓이 사라질 위험이 있으니 산소 주입이 가능할 정도로만 세월호를 바다에서 들어올리자는 내용이다. 이 블로거는 “(18일에 도착해) 떠있는 크레인을 당장 활용하고, (현대삼호중공업이 지원 방침을 밝힌) 플로팅도크도 빨리 사고현장에 보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밖에 워터파크에 있는 원통 모양의 워터슬라이드파이프 2개를 선체에 연결해 한 쪽으론 물을 빼고 다른 한 쪽으론 산소를 유입시키자는 의견, 사고 초기에 바지선이라도 띄워 해상지휘본부를 차렸으면 인력과 장비 이동이 보다 수월했을 뿐 아니라 짧은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않았겠느냐는 의견 등이 인터넷에 속속 올라왔다. ▦잠수부 접근 지원용 해저 이동관로 제작 ▦선체를 반쪽으로 자른 뒤 잠수부 투입 ▦배 안으로 물을 흡수하면 부풀어 오르는 젤리를 투입해 세월호 부양 등 이색 의견들도 제시됐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 같은 아이디어들의 실현 가능성이다. 전문가들은 인터넷 등에 제시된 의견들이 단 한 번도 시도되지 않은 방법들이어서 성공 가능성에 부담을 갖고 있다. ‘검증’ 되지 않은 구조 시나리오를 실행에 옮겼다가 더 큰 참사를 낳는 등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폐선박을 가라앉혀 차단벽을 만드는 방법은 자로 잰 듯 정교하게 가라앉혀야 하는데, 만일 폐선박까리 충돌해 뒤엉키면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선뜻 제안하기 힘든 방법”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이유로 구조 작업을 총 지휘하는 범정부사고대책본부도 가족들과 논의 끝에 ‘잠수부를 동원해 선내로 진입하는’ 현재의 수색 방식을 유지키로 했다. 박승기 해양수산부 대변인은 “다양한 구조방법 제안의 실효성을 검토한 결과, 인양이나 파공ㆍ절단 후 진입 등은 자칫 생존자를 위협에 빠뜨릴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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