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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시간 빠듯하고, 밧줄 끊기고, 거센 조류에 막혀 번번이 좌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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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시간 빠듯하고, 밧줄 끊기고, 거센 조류에 막혀 번번이 좌절

입력
2014.04.18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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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밤새 조명탄을 쏘며 진행한 침몰 세월호 내부 수색은 맹골수도(孟骨水道)의 무서운 조류에 가로막혔다. 선체 진입에 참여했던 잠수부들은 “유속이 너무 빨라 수중에 20분도 머물기 힘들었다”며 고개를 저었다.

해경과 해군, 민간 잠수부들은 이날 밀물과 썰물이 없는 정조(停潮)를 전후한 1시간 동안 침몰한 세월호 선체 진입을 시도했다. 잠수부가 선체까지 내려가는 데만 10~20분이 걸려 수중 탐색은 10~25분의 짧은 시간만 가능한 탓에 2인 1조의 잠수팀이 릴레이로 작업을 이어갔다.

이날 오전 먼저 세월호에 줄을 연결하고 진입통로를 확보한 잠수팀은 오후 3시 24분쯤 2층 선수쪽 화물칸 출입구를 통해 처음 선체 진입을 시도했다. 하지만 수압과 조류에 짓눌린 출입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맹골수도의 조류는 선체 진입을 시도하는 잠수부의 산소 마스크가 벗겨져 나갈 정도로 강했다. 오후 3시 25분쯤 선미 1층 우현의 차량용 출입다리 안쪽 고리에 인도색을 연결하던 두 번째 시도도 강한 조류로 인해 중단됐다.

오후 3시 38분쯤 3차로 2층 화물칸쪽으로 다시 접근한 잠수팀이 출입문을 여는 데 성공했지만 5m를 들어갔을 때 화물로 실었던 목재에 막혀 되돌아 나와야 했다. 잠수팀은 창문을 깨고 진입을 시도했지만 오후 3시 45분쯤 이번엔 목포해경 함정(P-19정)과 연결된 굵은 밧줄이 조류에 끊어졌다. 오후 5시쯤 입수한 최병수(40)씨는 “유속이 너무 빨라서 20분도 수중에 있을 수 없었다”며 “30~40㎝ 앞만 보이면 뭐라도 해볼 텐데 5㎝ 밖에 안보였다”고 말했다.

잠수팀은 일단 철수했다가 다음 정조 때인 오후 10시 25분을 전후해 3층 객실 쪽으로 진입을 시도했다. 수색 작업은 공군과 항공대의 조명탄 지원 속에 밤새도록 계속됐다.

국립해양조사원에 따르면 이날 진도 해역 썰물 때 최고 유속은 5.38노트(초속 2.77m), 밀물 때는 4.39노트(초속 2.26m)였다. 17일 밀물(5.29노트)과 썰물(3.79노트) 때보다 조류가 더 강해진 것이다. 해난구조 전문가들은 잠수부들이 아무런 지지대 없이 몸 하나로 견딜 수 있는 최대 조류를 1노트로 보고 있다. 잠수부들이 한계치까지 버티더라도 작업 시간은 정조 전후 1시간까지만 가능하다.

민간 잠수부들 사이에서는 해경의 지휘가 체계 없이 이뤄졌다는 성토도 나왔다. 해병전우회 소속인 이희재(39)씨는 “경비정에서 함정으로, 다시 인원체크 뒤 경비정으로 50㎏이 넘는 산소 탱크를 몇 번씩 옮기게 해 1~2시간을 허비, 시야가 좋았던 정조 때를 놓쳤다”고 혀를 찼다.

이런 작업속도라면 세월호 전체를 수색하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길이 146m에 화물칸을 포함해 5층 건물 규모의 선체 내부에 인도색(수중작업을 위한 생명줄)을 설치하는 것부터 어려운 작업이다. 실종자가 다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3∼5층에는 객실 수십 개에 선원실과 식당, 휴게시설 등이 미로처럼 얽혀있다.

다만 조타실 부근에 에어호스가 설치되며 그나마 조그만 희망은 이어졌다. 에어호스로 선체에 공기를 주입해 이미 형성돼 있을지 모르는 에어포켓을 유지할 수 있다.

진도=김창훈기자 chkim@hk.co.kr 이성택기자 highn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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