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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칸 문은 열었지만 희망은 못 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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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칸 문은 열었지만 희망은 못 건졌다

입력
2014.04.18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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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몰한 세월호의 선수 부분마자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18일 오후 구조대원들이 사라진 선수를 지탱하고 침몰 지점을 표시하기 위해 원뿔 모양의 '리프트 백'(고무 주머니)을 설치했다. 그 뒤로 이날 오전 침몰 현장에 도착해 구조 인양 작업 튑을 기다리고 있는 3200톤급 크레인 '옥포 3600호'가 보인다. 진도=배우한기자 bwh3140@hk.co.kr
침몰한 세월호의 선수 부분마자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18일 오후 구조대원들이 사라진 선수를 지탱하고 침몰 지점을 표시하기 위해 원뿔 모양의 '리프트 백'(고무 주머니)을 설치했다. 그 뒤로 이날 오전 침몰 현장에 도착해 구조 인양 작업 튑을 기다리고 있는 3200톤급 크레인 '옥포 3600호'가 보인다. 진도=배우한기자 bwh3140@hk.co.kr

진도 앞바다 물 위로 선수를 내밀고 있던 세월호가 완전히 바다에 잠기며 ‘에어포켓(선실에 갇혀있는 공기)’에 걸었던 마지막 희망이 희미해지고 있다. 침몰 사흘째에 시도한 구조대의 선체 진입작전도 반가운 소식을 가져오지 않았다. 실종자 가족들은 다리를 휘청거리며 바다만 바라보았고, 대한민국은 그런 그들을 미어지는 가슴으로 지켜봤다.

18일 서해지방해양경찰청에 따르면 해경과 해군, 민간 잠수부로 이뤄진 수중구조대는 이날 오전부터 수차례 릴레이잠수를 하며 선체 진입을 시도했으나 번번이 강한 조류에 막혔다. 구조대는 정조(停潮) 때에 맞춰 오후 3~4시대와 오후 9~10시대에 작업을 집중적으로 벌였다. 진입 작업은 조명탄을 쏘며 밤새 이어졌다. 몇 차례 실패 끝에 오후 늦게 창문을 깨고 세월호 3층으로 들어가 객실 근처까지는 접근했다.

앞서 오전 11시 19분쯤 조타실로 추정되는 5층 선체에 지름 19㎜의 에어호스도 연결했다. 구조대는 선체에 갇혀 있을지 모를 실종자의 생존 확률을 높이기 위해 공기를 계속 주입했다. 세월호가 전복돼 선수만 남기고 바다에 잠긴 지 약 48시간이 경과한 시점이다.

선체 수색에 기대를 가졌던 실종자 가족들은 작업이 순조롭지 않다는 소식에 가슴을 쳤고 실신하기도 했다. 국민들도 구조 소식에 마음을 졸였고 현대삼호중공업이 플로팅 도크를 이용해 선박 인양을 제안하는 등 각계의 구조 아이디어도 쏟아졌다.

이날 낮 12시 57분 세월호가 물 밖에 드러난 부분이 거의 없을 만큼 완전히 침몰하자 안타까움은 더했다. 세월호는 썰물 시간대인 오전 8시쯤 선수 높이 1m 정도만 간신히 수면 위에 내놓고 있다 결국 완전히 물에 잠겼다. 17일 썰물 때는 높이 2~3m, 선저 길이 20~30m가 드러났지만 하루 만에 더 내려앉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중력과 부력이 균형을 이루던 상태에서 공기가 빠져나가면서 부력이 줄어 가라앉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세월호 침몰사고를 수사하고 있는 검찰과 해양경찰청 합동수사본부는 이날 승객을 남겨둔 채 배를 탈출한 선장 이준석(69)씨 등 핵심 승무원 3명에 대해 도주선박의 선장 또는 승무원에 대한 가중처벌과 유기치사 혐의 등으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진도=박경우기자 gwpark@hk.co.kr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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