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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스트레스에 우울·불안 잘 못 먹고 자면서도 몸부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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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스트레스에 우울·불안 잘 못 먹고 자면서도 몸부림

입력
2014.04.18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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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수면제 처방 받고 겨우 잠이 들었는데 충격이 얼마나 컸는지 자면서도 1시간 넘게 심하게 몸부림을 쳤어요.”

진도 여객선 침몰사고로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 살아 돌아온 안산 단원고 김수빈(17)군은 사고의 충격에 밤잠을 쉽게 이루지 못하고 있다. 어렵게 잠을 이뤄도 잠든 내내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또 다른 생존자 이모(17)양은 사고 이후 식욕이 없어져 평소 먹던 양의 절반도 식사를 하지 못하고 있어 가족들을 애태우고 있다.

고려대학교 안산병원에서 입원치료 중인 여객선 침몰사고 생존자들 대부분이 중증도 이상의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는 평균 4주 이상 소요되지만 개인에 따라 6개월에서 1년까지 계속될 수 있다는 진단 결과가 나왔다.

고려대 안산병원 차상훈 병원장은 18일 “입원 중인 생존자들 대부분은 중증도 이상의 스트레스와 우울 및 불안 증상을 보여 추후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 상태”라고 밝혔다. 현재 이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있는 생존자는 단원고 학생 72명과 교사 1명, 일반승객 3명 등 모두 76명으로 사고 당일 치료 후 귀가했던 학생 2명도 재입원했다.

이들의 상태를 스트레스지수(1∼10점)로 보면 평균 7.8∼8점 이상으로 극심한 스트레스 증상을 보인 것이라고 병원 측은 설명했다. 우울, 불안 증세가 여전하다는 것이다.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아 겉으로는 밝은 표정인 학생들 중에서도 스트레스지수가 높은 학생도 50% 이상이었다. 어린 학생일수록 스트레스에 반응하는 정도나 증상이 천차만별이고 성인보다 후유증이 클 수 있어 가족들이 주의깊게 관찰하고 치료를 지속해야 한다.

의료진은 우울ㆍ불안증상 치료를 위한 심리 상담과 인지행동 치료, 항우울제 등 약물 처방으로 이들을 치료할 방침이다. 보건복지부와 안산시보건소 정신건강증진센터 등과 연계, 생존자의 가족과 사망자의 유족, 단원고 전교생 등에 대한 심리 치료 지원을 위한 방안도 검토 중이다.

병원측은의차 원장은 “생존자들이 학업이나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돕겠다”며 “과도한 접촉은 생존자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뿐더러 대화 과정에서 사고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면 더 큰 충격을 받는 경우도 있는 만큼 면회에 각별하게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병원은 학생들의 체계적인 치료를 위해 이날 오전 학부모 55명과 학교 관계자 등과 간담회를 열고 각 대표단을 구성, 구체적인 치료 방향 등을 지속적으로 논의하기로 했다.

안산=김기중기자 k2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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