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민간 잠수부라고 밝힌 홍모씨가 방송 인터뷰에서 “해경이 민간 잠수사들의 구조작업을 막았다”고 주장한데 대해 경찰이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수사에 착수했다.
김귀찬 경찰청 수사국장은 이날 긴급 브리핑을 갖고 “홍씨가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을 누구한테 들었는지, 실제 민간 잠수사가 맞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전남지방경찰청에서 수사하도록 지시했다”며 “현재 홍씨의 소재지를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홍씨는 이날 오전 6시 종합편성채널 MBN과의 인터뷰를 통해 “해경이 민간 잠수부들의 구조 작업을 막았고 대충 시간이나 때우고 가라고 했다”, “민간 잠수사가 배 안에서 사람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 대화를 하기도 했다”, “필요한 장비도 지원을 안 해줬다”고 발언해 파문이 일었다.
그러나 해경이 바로 “홍씨의 주장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고, 이후 과거 홍씨의 석연찮은 행적들이 알려졌다. 허언증(虛言症ㆍ자신이 한 거짓말을 사실로 믿는 증상)을 앓고 있다는 증언도 나왔다.
홍씨의 주장을 확인도 없이 그대로 방송에 내보낸 것에 대해 비판이 쏟아지자 MBN은 바로 사과했다. 이동원 MBN 보도국장은 이날 오후 1시50분 방송에 출연해 “취재기자는 홍씨에게 ‘직접 목격한 것이냐’고 물었지만 ‘들은 이야기’라고 답했다고 한다”며 “실종자 가족, 정부 당국과 해경, 민간 구조대원 여러분들께 혼란을 드린 점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경찰은 실종자 가족들에게 상처를 주는 허위사실 유포 행위 등을 자제해 줄 것을 요청하는 한편, 유포자를 찾아내 엄벌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실종자들이 배 안에서 구조를 요청했다는 내용을 담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메시지 등 6건은 모두 허위로 판명됐다. 경찰은 문자 4건에 등장한 인물을 확인한 결과, 모두 허구의 인물이었다고 밝혔다. 이 중 한 건은 부산의 초등생 김모(11)양이 실종자를 사칭해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실종자 한모양이 페이스북에 올린 구조 요청 글이라며 떠도는 캡처 화면은 누군가 페이스북의 사진과 글을 조작한 것이며, 단원고 이모양의 구조 요청 글은 중학생 김모(15ㆍ서울 은평구)군이 관련 뉴스에 장난으로 댓글을 단 것이 캡처돼 퍼져 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어린 학생들인데다 반성하고 있어 입건 처리할지 여부는 더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실종자 가족은 언론 인터뷰에서 “‘안에 살아 있다’ ‘연락이 왔다’ 등의 말이 온라인에서 퍼지고 있는데 경찰은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발표하고 있다”며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그걸 믿고 있던 가족들이 더 큰 상처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안아람기자 onesh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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