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밤~18일 낮까지 14시간 사이에는 10구의 시신이 발견되면서 이들이 어디서 온 것인지 의문이 쏠리고 있다. 선체에서 시신이 빠져나온 것이라면 선체에 진입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추측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사고 지점 바닷물의 흐름을 볼 때 처음 세월호가 기울면서 바다에 빠져 사망한 시신이 조류를 따라 선박 인근을 벗어났다가 되돌아 오면서 떠올랐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세월호가 침몰한 전남 진도군 조도면 인근 해상에선 밀물인 북서류(인천 방향)에서 썰물인 남동류(제주 방향)로, 남동류에서 북서류로 물의 흐름이 바뀌는 전류(轉流)가 하루 두 번씩 네 번 일어난다. 전류가 있기 전후 1시간씩은 유속이 가장 느리지만, 전류와 전류 사이 1번씩은 유속이 최대가 된다.
변도성 국립해양조사원 해양예보팀 연구관은 “밀물과 썰물 때 최대 유속을 적용해보면 시신이 북서방향으로는 선박에서 최대 25㎞, 남동방향으로는 최대 15㎞까지 흘러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왕복 조류라는 점이다. 변 연구관은 “이 지역은 왕복조류이기 때문에 북서류를 타고 위쪽으로 올라갔던 시신이 다음 전류 때 남동류를 타고 다시 내려와 선박 주변에 머물다 발견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사고 직후에는 선박 내에 갇혔던 시신이 시간이 흐르면서 배 밖으로 나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윤종휘 한국해양대 해양경찰학과 교수는 “사고 당시에는 입구가 장애물에 가로막혔다가 주변 유속이나 조류에 따라 장애물이 사라지면서 안에 갇혔던 시신들이 한꺼번에 배 밖으로 나오거나, 희생자들이 사고 당시에는 선박 내의 물체를 잡아 지탱했다가 의식이 없어지면서 흘러나오게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도 시신이 추가 발견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윤 교수는 “바다는 기상이나 조류의 방향, 수면과 수심의 상황, 인근에 육지나 섬이 있느냐 없느냐 등 여러 변수가 있는 곳”이라며 “혹시라도 시신이 유실되는 일이 없도록 사고 여객선 주변에 대기중인 선박들이 잘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경은 시신이 발견될 때마다 인양해 진도 팽목항으로 옮겨온다. 이후 목포 한국병원 등 병원 3곳에서 의사의 검안을 받고 가족들이 신원을 확인한다. 학생의 경우 지문으로 신원 확인이 불가능할 수 있어 의료기록, 유전자 등을 이용해 확인해야 한다.
목포=박경우기자 gwpark@hk.co.kr 김지은기자 lun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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