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은 김종준 하나은행장이 18일 예정됐던 외부 일정들을 모두 취소한 채 거취 고민에 들어갔다.
김 행장은 이날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협의회와 하나금융그룹 계열사 전 임원이 참여하는 워크숍에 불참했다. 금융협의회는 한은 총재가 주관하고 시중은행장들이 참여하는 월례 행사지만 이번 회의는 신임 이 총재와 은행장들의 사실상 첫 상견례 자리였다. 그런 점에서 김 행장의 불참은 전날 중징계의 충격이 얼마나 컸는지 짐작할 수 있게 한다.
그는 2011년 하나캐피탈 대표 시절 저축은행 부장지원을 이유로 전날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 문책경고의 중징계를 받았다. 금융권에서는 김 행장에 대한 중징계를 금융당국이 보낸 퇴진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이어 서울 을지로 본점에서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주재하는 그룹사 임원 워크숍에도 김 행장은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워크숍은 김 행장을 포함한 계열사 임원 106명 전원이 참석 대상이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워크숍이 끝난 뒤 김 행장이 김정태 회장과 독대해 거취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결과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나금융 안팎에서는 김 행장이 주말 동안 거취에 대한 고민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연임이 결정된 뒤 불과 한달여 만에 예상치 못하게 김 행장의 거취가 불확실해지자 하나금융도 당혹스럽다는 입장. 또 다른 관계자는 “외환은행과의 통합, 카드사 분사 등을 앞두고 경영의 연속성이 중요한 시점이지만, 금융당국이 암묵적으로 교체하라는 사인을 보낸 것 아니겠냐”며 “하지만 중징계가 은행장 직무와 연관 없는 하나캐피탈 대표 시절의 일이라며 임기까지 계속 은행장직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아, 거취 문제를 두고 내부가 혼란스런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대혁기자 selec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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