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글을 쓰는 삶을 살고 싶은데 자신이 그것을 해낼 수 있을지 확신이 없어 망설이는 지인에게 이런 말을 해주었다. “글을 쓴다는 것은 자신과 자신의 삶을 가장 적극적으로 사랑하는 행위이니 당신의 삶을 사랑한다면 글을 꼭 쓰세요”라고. 그것을 가장 적극적으로 증거하는 이들이 바로 시인과 소설가 같은 문인들이다. 나만의 편견인지는 모르지만 시인과 소설가들이 글을 쓰는 이유는 자기자신을 견딜 수 없기 사랑하기 때문이고 그들의 글쓰기는 자기자신에게 바치는 예배와 같은 것이다. 물론 모든 글이 글쓴이에게 만족감과 행복을 주는 것은 아니다. 글쓰기에 대한 어떤 태도나 원칙 같은 것을 세심하게 마련해둘 때 글은 글쓴이의 삶에 온전하게 깃든다. 나 역시 글을 쓸 때 꼭 지키려고 노력하는 원칙이 하나 있는데, 그건 나도 무슨 소리인지 모르는 글은 쓰지 않겠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무슨 뜻인지 아는 것만 글로 쓰겠다는 것. 그런데 어떤 글을 읽다 보면 글쓴이가 자기가 쓴 글의 내용을 알고 쓴 것인지 사뭇 의심스러울 때가 있다. 만약 무슨 내용인지 본인도 모르는 글을 썼다면 그것은 명백한 자기기만이다. 시가 좋은 점은 시에서는 자신이 하는 소리가 무슨 소리인지 모르면 모를수록 영험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이다. 문학이론은 그것을 애매모호성(ambiguity)이라고 규정하고 있기까지 하다. 미쳐버리고 싶지만 미쳐지지 않는 것도 시인이 자주 대면하는 슬픔이다.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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