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이 거의 들지 않는 노르웨이의 한 마을에 햇빛을 인공적으로 모아 비춰주는 대형거울이 설치돼 관심을 끌고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주민 6,000명 정도가 거주하는 노르웨이 텔레마크르주의 작은 마을인 리우칸은 주위가 온통 거대한 장막처럼 산으로 둘러 쌓여져 있어 1년 중 6개월은 마을에 함 줌의 햇빛도 비치지 않는다. 한낮에도 산에서 내려오는 짙은 그늘에 가린 마을은 어둡고 습하다. 주민들은 정오 시간 마을 중앙에 있는 광장에 나가 산 위에만 머무는 햇빛을 멀찌감치 앉아 구경만 해야 했다.
그러나 12년 전에 프랑스에서 이 마을로 이주해 온 설치미술가 마틴 안데르슨의 새로운 시도로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안데르슨은 지난해 가을 마을 뒤편에 있는 산 중턱에 약 17㎡ 넓이의 거울 3개를 설치했다, 산 위만 비추는 태양빛을 커다란 거울로 반사해 마을을 밝히자는 아이디어였다. 이 거울은 태양의 경로를 추적해 움직이면서 일정하게 마을로 빛을 되돌려 보낸다. 마을 주민들로서는 하루 종일 태양빛을 고스란히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거울이 마을에 몰고 온 변화는 대단했다. 햇빛을 즐길 수 있게 된 마을주민들은 전보다 더 활기찬 교류를 이어가기 시작했다. 일요일 교회 미사가 끝나는 정오쯤에는 햇빛이 가장 잘 드는 마을 광장으로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그들은 그곳에서 대화를 하거나 차를 마시며 여유로운 시간을 즐겼다. 마을주민 아네트 오이엔은 “누군가를 기다리는 시간에 차에 앉아 있는 것보다 이처럼 햇볕 아래 앉아 있는 것이 훨씬 멋진 일”이라며 “이 거울 설치가 마을의 삶의 질에 엄청난 공헌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산 위에 설치된 거울에 대해 부정적인 사람들도 있다. 거울 가동료가 연간 약 8만4,000달러(8억7,000만원)에 달하지만 그 효과는 미미하다는 것이다. 실제 거울에 반사 되는 햇빛이 너무 약해 오래 지속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12월 25일부터 3월 15일까지 약 3개월 동안에는 하늘이 너무 흐려서 마을에 비추는 거울의 햇빛이 거의 효과가 없다. 최근 마을주민 약 1,300명이 이 프로젝트를 막아달라는 청원을 내기도 했다. 그들은 이 거울 대신 문 닫을 위기에 처한 병원, 학교 시설, 그리고 노인들을 위한 건강관리 등에 돈을 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다수의 마을 주민은 거울을 설치한 것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 거울 설치 이후 관광객도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에 리우칸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다면 마을 경제에 이 거울 설비가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이 신문은 전망했다.
김연주 인턴기자(이화여대 영문학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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