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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난자 결합' 오랜 수수께끼 英 라이트 박사 연구팀이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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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난자 결합' 오랜 수수께끼 英 라이트 박사 연구팀이 풀었다

입력
2014.04.17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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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웰컴 트러스 생거 연구소의 개빌 라이트(사진) 박사 연구팀이 정자를 잡아당기는 난자 표면 단백질을 발견, 정자-난자 결합의 오랜 수수께끼가 풀렸다.

라이트 박사 연구팀은 정자세포에 붙은 결합 단백질과 짝이 되는 난자 표면단백질을 발견하고, 로마 신화에 나오는 다산의 여신 이름을 따 ‘주노’(Juno)라고 명명했다고 17일 영국 과학전문지 네이처(Nature) 최신호에 논문을 발표했다.

2005년 일본 연구팀은 정자세포의 표면에 있는 단백질이 난자와의 결합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 단백질에 ‘이즈모’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 정자 단백질은 난자세포의 표면에 있는 단백질을 찾아 결합하는데 그 정체가 지금까지는 오리무중이었다. 정자 표면단백질에 붙여진 ‘이즈모’라는 이름은 일본 신화에서 남녀 사이를 맺어 주는 신을 모셨다는 이즈모 다이샤(出雲大社)라는 신사에서 따온 것이다.

라이트 박사 팀은‘이즈모’가 금속탐지기처럼 ‘주노’를 찾아가 결합하며, 일단 결합이 이루어지면‘주노’가 점점 약화되면서 40분 후에는 완전히 자취를 감춘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이는 다른 정자들이 들어오지 못하게 막기 위한 것으로 일단 수정이 이루어지면 다른 정자들이 난자로 들어가지 못하는 이유를 설명해 주는 것이다.

또 라이트 박사는 “‘이즈모’ 또는 ‘주노’ 분자가 없는 쥐를 만들어 보았다”며 “그 결과 이 쥐들은 정자와 난자 간 수정이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즈모’와의 결합에는 ‘주노’가 절대적으로 필요하지만 완전한 결합으로 수정란이 이루어지려면 다른 단백질들도 필요할 것으로 과학자들은 믿고 있다. 하지만 1차적으로 ‘이즈모’와 ‘주노’의 상호작용이 없이는 수정 자체가 불가능하다.

라이트 박사는 “불임의 이유를 알 수 없는 여성은 ‘주노’ 수용체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면서 “현재 이를 확인하는 작업을 진행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되면 새로운 불임치료 방법이 개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의학계는 그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우선 정자를 난자에 직접 주입하는 세포질 내 정자주입술(ICSI)도 해결방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호르몬을 이용하지 않아도 되는 새로운 피임방법의 개발도 가능할 것으로 의학계는 내다보고 있다.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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