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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통일 위한 'Big Thin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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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통일 위한 'Big Thinking'

입력
2014.04.16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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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와 한반도가 권력정치의 격전장으로 변하고 있다. 미중 간 패권경쟁, 북한의 핵무장과 군사도발, 일본의 우경화와 재무장, 중국의 공세외교와 군사대국화, 영토와 영해 분쟁 등이 동북아의 대표적인 위험요인들이다.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의 불똥이 동북아로 번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 우크라이나의 국경변경이 동북아의 영토영해 분쟁에 나쁜 선례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미러 갈등이 심화하고 러시아가 동북아에서 중국과 북한과 반미 연대에 나선다면 그 전선은 한반도가 될 것이다.

동북아에는 역내 국가 간 교류협력이 증가하지만 정치ㆍ안보적 갈등도 증가하는 '아시아 패러독스' 현상이 있다. 심지어 '아시아 패러독스'보다 나쁜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정치적 갈등이 계속 악화하면 결국 교류협력도 위축되는 악순환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더욱 비관적인 것은 동북아와 한반도 안보상황이 좀체 개선될 가능성이 없고, 새로운 냉전의 조짐마저 보이는 점이다.

박근혜 정부가 동북아 평화협력구상과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제기한 배경에는 바로 이런 우려가 있었다. 암울한 현실과 전망 속에서 동북아 평화와 한반도 통일의 가치가 돋보인다. 사실 90년대 탈냉전기 들어 동북아에서도 아시아태평양시대, 동북아 다자안보협력, 한반도 평화체제 등과 같은 비전이 제시되어 희망적 메시지를 알렸다. 그러나 냉전체제 극복을 위한 전략과 지도력이 미미한데다, 냉전 잔재의 장애물로 인해 탈냉전 시대에 동승하는데 실패하였다.

그렇다면 어떻게 현재 안보위기와 대화정체 국면을 타파하고 새로이 평화와 통일을 이룰 것인가. 누구나 쉽게 하는 주문이지만 어디서부터 실타래를 풀어야 할지 난감하다. 동북아 안보문제들은 이미 수십 년간 해결하지 못한 난제이며, 지금은 더욱 얽히고설켜 누구도 평화를 위한 선제조치를 취하기 어렵다.

현실을 뛰어넘는 '빅 씽킹(Big thinking)'과 혁신적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나라는 80년 말 세계적인 탈냉전의 과도기에 혁신적인 '북방외교'를 통해 남북관계와 외교관계의 틀을 바꾸는 데 성공한 적이 있다. 박근혜 정부의 동북아 평화협력구상과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도 이런 신사고를 반영한다. 그렇다면 이 구상들의 전략성과 실현성을 강화하기 위해 과연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첫째, 역사가들은 모든 구성원을 감동시키는 강력한 비전에서 목표 달성을 위한 동력이 나온다고 입을 모은다. 킹 목사의 '나의 꿈', 케네디 대통령의 '인간의 달 착륙', 오바마 대통령의 '핵무기 없는 세상' 비전들은 사람과 국가들을 움직이는 데 성공하였다. 따라서 국가와 국민에게 공감과 영감과 욕구를 자극하며, 미래지향적이면서 손에 닿을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둘째, 현상을 뛰어넘는 '빅 씽킹' 전략이 필요하다. 80년대 말 '북방외교'를 성공시킨 것도 냉전의 시대적 제약을 뛰어넘는 '빅 씽킹' 때문에 가능했다. 현 상황의 악화 방지를 위해 노력하는 한편, 환경의 제약을 뛰어넘어 협력 가능하고 달성 가능한 새로운 목표와 협력과제를 만들어야 한다.

셋째, 동북아에 평화와 관용의 문화를 확산시켜야 한다. 군비경쟁과 억지는 현상유지에 성공하지만 지속가능한 평화협력체제를 만들지는 못한다. 유럽통합을 가능케 한 평화와 관용의 문화는 수백 년 이상의 전쟁과 고통의 결과라고 하지만, 우리가 마냥 기다릴 수는 없다. 평화를 혼자 만들 수는 없으므로, 동북아 차원에서 평화와 관용의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한 공동노력이 있어야 한다.

동북아와 한반도는 시지푸스 신화가 상징하는 타성과 역사의 질곡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반복되는 안보위험에서 탈피하고 새로운 동북아와 한반도시대를 만들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빅 씽킹'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정부 차원에서는 역내 고위전략대화를 통해 동북아 평화협력구상과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비전과 전략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역내의 정책공동체도 상상력을 발휘하여 평화와 협력을 위한 미래비전과 전략을 만드는 작업에 동참할 의무와 책임을 진다.

전봉근 국립외교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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