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여객선 침몰 사고에서는 수학여행을 떠난 경기 안산 단원고 학생들 외에도 인천 용유초등학교 동창생 17명이 함께 환갑 기념 여행에 나섰다 참변을 당했다. 16일 오후까지 4명만 구조된 것이 확인됐으며, 평생을 함께 해온 동창생이 선체에서 빠져 나오니 못하는 모습을 본 생존자들은 "살아도 고통"이라고 말했다.
용유초 동창 중 생존자로 확인된 이중재(60)씨의 부인(54ㆍ인천 부평구)은 "남편은 모교 지원으로 동창생들과 환갑 기념 2박3일 제주도 여행길에 올랐다"며 "남편이 생존해 다행이긴 하지만 동창생 모두 부부들끼리도 서로 잘 아는 사이인데 대부분 생사 확인이 안 된다니 고통스럽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는 "사고 뉴스를 보고 아침부터 어쩔 줄 몰라 했는데 오전 10시 30분쯤 남편이 다른 사람 전화로 '죽었다가 살아났다'며 힘 빠지고 지친 목소리로 전화했다"며 "남편 전화를 받고서야 가슴을 쓸어 내렸다"고 말했다. 그는 "남편은 동창생 모두 뿔뿔이 흩어져 정신 없는 상황이었고, 자신은 구조를 기다리다가 거의 마지막에 바다로 뛰어내렸다고 했다"며 "뛰어내리면서 선체 안에서 동창생들이 못 나오고 있는 것을 봤다고 남편이 고통스러운 상황을 전했다"고 말했다. 이어 "연락 안 되는 동창분들이 너무 걱정되고, 아직도 정신 없고 상황이 믿기지 않는다"며 "좋은 여행길에 이게 웬 참변인지 모르겠다"며 참았던 눈물을 끝내 터뜨렸다.
인천=이환직기자 slamh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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