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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 주민들, 바라던 러시아 품에 안겼지만 혼란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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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 주민들, 바라던 러시아 품에 안겼지만 혼란 지속

입력
2014.04.16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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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가 주민투표로 러시아 합병을 선택한지 16일로 꼭 한 달. 하지만 주민들의 당초 기대와는 달리 크림반도에서는 적지 않은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 등 외신들에 따르면 크림 주민들이 생활에서 부딪히는 가장 큰 불편은 화폐문제다. 합병 결정 이후 러시아 루블화를 공식 통화로 지정하고 지난달 24일부터 유통을 시작했다. 혼란을 막고자 2015년 말까지는 우크라이나 흐리브냐화를 혼용해 사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대학 등 일부 기관에서는 직원 월급을 루블화로 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가게를 이용하거나 택시를 탈 때는 루블화를 받지 않는 경우가 많다. 소형 슈퍼마켓에서도 흐리브냐화만 받고, 대형 슈퍼마켓은 두 화폐를 모두 받더라도 거스름돈은 흐리브냐화로 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가도 큰 폭을 올랐다. 고기, 휘발유, 설탕 등의 가격은 일부 지역에서는 30% 가까이 폭등했다. 학생들과 교사들 사이에서는 우크라이나 학위나 교사 자격이 유효할지 우려도 나온다.

더 심각한 문제는 법률 시스템 마비다. 크림의 한 변호사는 "러시아에 합병하기로 돼 있기 때문에 우크라이나 법이 작동하지 않고 있다"며 "(크림의)우크라이나 변호사들은 러시아 법을 모르기 때문에 러시아 법 역시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법원이 일을 안 하고 있고 판사들도 일을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크림반도의 주력 산업인 관광업도 러시아와 합병 과정에서 큰 타격을 입었다. 흑해 연안 항구인 얄타, 세바스토폴 등은 유서 깊은 관광도시지만 여행업계와 관광객들이 우크라이나 사태로 이 지역 관광을 꺼리고 있다.

한편 크림반도에 지점을 둔 유럽 금융기관들이 영업을 계속할 경우 러시아의 실효지배를 받을 수밖에 없고 이는 유럽연합(EU)의 방침과 모순된다고 판단해 철수를 결정하고 있다. 동유럽에 넓은 영업망을 가졌고 우크라이나에서 제4위 규모인 오스트리아계 라이프아이젠방크는 이 같은 이유로 크림반도 내 32개 지점의 영업을 모두 정지하기로 했다. 역시 크림에 20개 지점을 둔 이탈리아 최대금융기관 우니크레디트는 6개 영업소를 폐쇄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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