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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이라도 더…" 실종 281명 밤새 필사 구조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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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이라도 더…" 실종 281명 밤새 필사 구조작업

입력
2014.04.16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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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더, 어떻게 했더라면 한 명이라도 더 구할 수 있었을까. 인천항을 출항해 제주로 향하던 여객선이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 4명이 사망하고 281명이 실종됐다. 실종자 상당수가 침몰한 선박 안에 갇혀 있을 것을 보여 막대한 인명 피해가 우려된다. 배가 급격히 기울어져 물이 차오를 때까지 "그 자리에 가만히 있으라"는 안내방송이 나와, 수많은 승객들이 빠져 나오지 못하고 배와 함께 가라앉았다.

16일 오전 8시 58분쯤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북쪽 20km 해상에서 청해진해운 소속6,825톤급 여객선 세월호가 침수 중이라는 신고가 접수됐다. 배 앞부분에서 '쾅'하는 충격음과 함께 왼쪽으로 기울기 시작했으며 완전히 뒤집힌 채 2시간여 만에 수심 37m 해저로 침몰했다.

이 배는 전날 오후 9시쯤 인천여객터미널을 출항해 제주로 향하는 길이었으며, 3박4일 일정으로 수학여행에 오른 경기 안산 단원고 학생 325명, 인솔 교사 15명(여행사 직원 1명 포함), 일반 승객 89명, 선원 30명 등 모두 459명이 타고 있었다.

중앙재난대책본부는 이날 "오후 2시 기준으로 368명이 구조됐다"고 밝혔다가 오후 늦게 구조된 인원이 중복 집계됐다며 절반인 164명으로 줄여 발표하는 등 종일 혼선을 빚었다. 이후 생존자는 174명으로 늘었다. 전체 탑승객 수도 당초 알려졌던 477명에서 459명으로 바뀌었다. 이날 오후 7시 30분 현재 확인된 사망자는 단원고 2학년 학생 정차웅(17)군과 선사 여직원 박지영(27)씨 등 4명이다.

경기도교육청도 "11시 2분 학생 전원 구조"라는 보도자료를 냈다. 학교에서 대기 중이던 학부모들은 안도의 환호성을 질렀다가, 집계 오류로 밝혀지자 오열하며 항의했다. 단원고 학생은 75명이 구조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짙은 안개로 인해 항로를 이탈, 암초 등에 부딪혔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단원고 학생들에 따르면 전날 출항 직전까지 안개가 짙어 출항 여부가 불투명하다가 갑자기 출항이 결정됐다.

사고 이후 대피 및 구조 과정도 문제가 많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단원고 인솔교사 김소형(29ㆍ여)씨는 "안내방송에서 다칠 수 있으니 가만히 있으라고 했으나 물이 차올라 복도로 빠져 나왔다"며 "배가 수직으로 기울어져 겨우 빠져 나와 그대로 바다로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다른 교사도 "배가 기울어져 화장실 문이 안 열려 몸으로 문을 쳐서 빠져 나왔는데, 안내방송은 움직이지 말라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학생 고영창군도 "안내방송은 그대로 있으라는데 복도로 나와 액자를 잡아 뜯어가며 빠져나서 바다로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허웅(52)씨는 "구조인력 자체가 적었다"며 "TV에서 최첨단 구조작업을 했다고 호들갑을 떨었으나 현장에서는 못 느꼈다"고 말했다.

배가 가라앉기 시작한지 1시간 30분이 지나도록 '바다로 뛰어들라'는 방송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움직이지 말라는 안내방송이 해경 등의 지시였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재난대응 매뉴얼에 대해 "대외비"라고 말했다.

사고 현장에는 해경과 해군 함정 72척, 인양크레인 3척 등이 투입됐으며, 항공수색에 헬기 18대가 투입됐다. 배에 갇힌 승객들을 위한 공기주입 작업은 오후 3시쯤에야 시작됐고, 해군과 해경 잠수요원 178명은 선체 등 수중 수색에 나섰으나 거센 물살 등 탓에 구조에 어려움을 겪었다.

진도=하태민기자 hamong@hk.co.kr

인천=이환직기자 slamh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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