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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불펜 투수 선발 전환 성공 사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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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불펜 투수 선발 전환 성공 사례는

입력
2014.04.16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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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한승혁(21)이 선발 정착 가능성을 보였다. 지난 15일 광주 한화전, 프로 데뷔 3년 만에 찾아온 첫 선발 등판에서 5이닝 5안타 8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선동열 KIA 감독은 “앞으로도 선발 기회를 충분히 주겠다”고 했다. “기대 이상으로 잘 던져줬다”며 흡족한 미소도 지었다. 만약 한승혁이 다음 경기서도 호투한다면 또 하나의 보직 전환 성공 사례가 될 공산이 크다. 지금껏 한승혁과 비슷한 행보를 보인 선배들이 적지 않다.

노경은 “나는 처음부터 선발 투수였다.”

두산 노경은(30)은 2012년 6월6일(잠실 SK전) 현충일을 잊을 수 없다. 이전까지 불펜 투수로 활약하다가 이 때부터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를 꿰찼다. 성남고를 졸업한 그가 두산 유니폼을 입은 건 지난 2003년. 이후 2007년 2번, 2009년 3번, 2011년 1번 선발 경험이 있지만 모두 임시 보직이었다. 노경은은 2년 전 현충일 때의 6.2이닝 3안타 1실점의 호투를 발판 삼아 ‘제 2의 야구 인생’을 시작했다.

노경은은 선발과 불펜의 차이를 “편안함”이라고 표현했다. “긴 이닝을 소화하는 선발 등판 때 오히려 부담감이 없다는 것”이다. 노경은은 “초등학교(화곡초) 시절부터 나는 선발만 해 왔다. 불펜은 프로 와서 처음 맡아봤다”며 “내 앞에는 믿음직스러운 포수가 있고, 뒤에는 든든한 야수들이 있기 때문에 점수를 내주더라도 더 편하게 던질 수 있다”고 했다.

이 밖에 2013년 5월28일 부산 롯데전부터 선발로 정착한 유희관(29ㆍ두산), 군 제대 후 마무리에서 선발로 탈바꿈 한 우규민(29ㆍLG)도 대표적인 보직 전환 성공 사례다. 지난해 신인왕 이재학(24ㆍNC)도 두산 시절 불펜에서 뛰었으며, 2012년 34세이브를 올린 김사율(34ㆍ롯데)도 이제는 선발 옷이 어울린다.

사상 첫 넥센 4강을 이끈 문성현과 오재영

모든 사령탑들이 그렇겠지만, 시즌 중 마운드에 칼을 대는 건 쉽지 않은 결정이다. 자칫 불펜 투수를 선발로 전환했다가 양쪽 모두 급격하게 흔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맞아떨어졌을 땐, 팀 전체적으로 엄청난 플러스 효과가 있다. 꾸준히 로테이션을 지켜주는 선발 투수는 1회부터 9회까지,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계산된 야구를 가능하게 해준다.

넥센 문성현(23), 오재영(29)이 대표적이다. 넥센은 지난해 구단 창단 후 처음으로 가을 야구를 했다. 9개 구단 중 가장 많은 125개의 대포를 폭발하는 등 화끈한 공격 야구를 선보였다. 그런데 마운드는 불안했다. 4월 13승6패, 5월 15승7패로 삼성과 함께 2강을 형성하다가 6월 8승1무13패, 7월 8승9패로 순위가 곤두박질 쳤다. 강윤구, 김영민 등 믿었던 선발이 줄줄이 무너진 게 가장 큰 이유였다.

이 때 염경엽 넥센 감독은 문성현, 오재영을 퓨처스리그(2군)에서 선발로 등판시켰다. 흔들리는 강윤구, 김영민을 불펜으로 돌리고 새로운 선발 2명을 가동시키기 위한 과정이었다. 염 감독은 “당시 문성현, 오재영은 불펜 투수였다. 투구수를 100개까지 늘려야 선발로 쓸 수 있었다”며 “이들을 기다리는 데 꼬박 한 달이 걸렸다. 팀이 좀처럼 이기지 못해도 참고 기다렸다”고 회상했다. 그리고 넥센은 문성현, 오재영이 선발로 합류한 뒤 8월 11승1무11패, 9월 14승4패를 올렸다. 사상 처음으로 목동에서 포스트시즌을 열 수 있게 됐다. 염 감독의 카드가 적중한 결과, 넥센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는 4강 기쁨을 누렸다. 함태수기자

한국스포츠 함태수기자 hts7@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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