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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하는 후야오방] "아버지 기리는 다양한 행사 당·정부에 요청"… "중국 정치개혁? 시주석에게 물어보라" 말 아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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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하는 후야오방] "아버지 기리는 다양한 행사 당·정부에 요청"… "중국 정치개혁? 시주석에게 물어보라" 말 아껴

입력
2014.04.15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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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야오방(胡耀邦) 전 중국공산당 총서기의 셋째 아들 후더화(胡德華) 전 중국과학원 소프트웨어센터 소장은 15일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는 모두 80대 후반 90대 초반까지 사셨는데 아버지만 70대 초반에 돌아가셨다"며 "아버지가 지금 안 계신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장시(江西)성 궁칭청(共靑城)시 야오방능원에서 열린 후 전 총서기 25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뒤 기자와 만나 "많은 이들이 아버지를 기리기 위해 찾아준 데 감사한 마음"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후야오방은 1982년 중국 공산당 총서기로 선출됐지만 80년대 후반 학생 시위 등에 적극 대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87년 1월 덩샤오핑(鄧小平)에 의해 쫓겨난 뒤 89년 4월 15일 숨졌다. 일각에선 그가 화병으로 숨졌다고 보고 있다. 그는 내년이 후야오방 출생 100주년인 것과 관련해 "가족 차원에서 다양한 행사를 추진하고 있고 당과 정부에도 요청을 해 놓은 게 있다"며 "아직 답이 없다"고 밝혔다.

최근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이 후야오방의 옛집을 방문한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그 의미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후 전 주석의 이같은 행보에 대해 반부패 투쟁을 벌이는 시 주석을 측면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하는 사람이 있다. 최근 시 주석의 반부패 투쟁에 대한 원로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는 것과 연관 짓는 시각이다. 시 주석에게 공청단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면서 정치개혁의 필요성을 주문하는 것이란 진단도 있다.

후더화는 "북한을 간 적도 있고, 10여년 전 한국을 찾은 적도 있다"며 "중국은 탕 요리가 많은데 한국의 된장찌개는 입맛에 맞지 않아 고생한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중일 관계와 관련해서는 "중국과 일본이 서로 싸우는 것은 일반인들에게 도움이 안 된다"며 "중일 우호의 역사는 깊고 한때 일본이 중국을 도와준 적도 있는 만큼 싸우지 말고 사이 좋게 지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자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인터뷰에서는 "정치개혁의 첫 단계는 언론 자유"라며 "언론과 집회의 자유를 보장하는 헌법이 있긴 하지만 실제로 그런 자유가 거의 없고 우리는 (정부를)감독할 권리도 없다"고 중국 지도부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또 "오늘날 관료들의 부패가 억제하기 불가능한 상황"이라면서 "중국은 1980년대 말정치 개혁의 호기를 놓쳤다"는 말도 했다.

하지만 본지와 인터뷰 동안에는 외국 언론이라는 점도 의식한 듯 발언에 신중한 모습이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터 보도 내용을 확인하는 질문에도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대답을 피했고, 문화대혁명을 평가해 달라는 요청에는 "나중에 말하겠다"며 넘어갔다. 후야오방 재평가 분위기가 무르익는 건 사실이지만 가족들은 여전히 정치적인 발언에 조심스런 모습이었다.

그는 지금 중국의 정치개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시진핑(習近平) 주석에게 물어보라"고 답했다. 즉답을 피했지만 그 말 속에 후 전 총서기 가족의 공산당 지도부에 대한 인식과 감정이 녹아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궁칭청=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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