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FP)는 최근 이성을 소개해주는 소셜데이팅 업체 '슈거대디포미'로부터 보도자료가 첨부된 메일을 받았다. 자료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서방의 슈거대디(만남이나 성관계를 대가로 여성에게 금품을 건네는 돈 많은 남성)를 찾는 동유럽 여성이 늘어났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업체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여성 가입자는 지난해 12월과 올 1월엔 매달 약 200명이 가입했는데, 반정부 시위대가 빅토르 야누코비치 당시 대통령에게 물러나라고 압박하던 2월엔 314명으로 50%정도 늘었고, 러시아군이 크림공화국을 점령한 3월엔 593명으로 대폭 증가했다. 노골적으로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우크라이나 여성들이 러시아군을 피해 서방의 슈거대디를 찾아 나섰다는 것이다. 이 사이트를 만든 가우탐 샬마는 "전 세계 여성은 물론 오늘날 미국에서 종종 마주하는 경제적 불안으로 인한 현상 중 하나"라며 "슈거대디는 돌아갈 곳이 없는 여성들을 위한 피난처를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FP는 이런 에피소드를 공개하며 "인터넷 사업자들이 우크라이나의 비극을 상술로 활용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위키피디아에 400만 회원을 보유한 세계 최대 소셜데이팅 업체로 소개된 슈거대디는 매춘을 허용하지는 않지만, 돈이나 교제를 원하는 여성이 남성을 찾는 데 이용할 수 있다.
업체는 우크라이나 남부 흑해연안 오데사 출신의 여성이 한 미국인에게 "러시아 침공 후 위험하게 살고 있는데 나랑 만나 줄 수 있냐"고 제안하며 양측이 주고 받은 대화를 공개하기도 했다. FP는 "이 대화가 진짜인지, 여성이 정말 위험하게 살고 있는지도 의심스럽다"며 "다수 인터넷 사업자들이 잠재적 위험에 노출된 사람들을 이용해 몰염치하게 돈벌이에 나선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FP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최근 몇 주 사이 타타르족을 포함한 수천 명이 크림공화국을 떠나 우크라이나 서부지역으로 간 사실을 언급하며 그들을 위한 임시거처 마련 등 인도적인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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