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ㆍ4 지방선거 새누리당 경선에서 이른바 '박심'(朴心)을 등에 업은 광역자치단체장 예비후보들이 고전하고 있다. 여권 내 박근혜 대통령의 영향력을 감안할 때 다소 의외라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다.
현재 경선 중인 예비후보들 가운데 박심이 실린 대표적 인사로는 김황식(서울) 전 총리와 유정복(인천) 의원, 서병수(부산) 의원, 서상기 조원진(이상 대구) 의원 등이 꼽힌다. 당초 이들 모두 당내 경선을 무난하게 통과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제 경선이 본격화하면서 예외없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서울시장 경선에 뛰어든 김 전 총리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박심 논란에 휩싸인 뒤 오히려 각종 여론조사에서 비주류의 대표격인 정몽준 의원에게 상당한 격차로 뒤지고 있다. 16일 2차 TV토론을 반전의 계기로 삼겠다지만 이미 무게추가 기울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박 대통령의 복심(腹心)으로 통하는 유 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송영길 시장과의 맞대결에서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여론조사 결과가 많지만, 정작 당내 경선에선 예상과 달리 안상수 전 시장과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다. 친박계 핵심으로 꼽히는 서 의원도 친이계인 권철현 전 주일대사와의 부산시장 후보 경선에서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박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인 대구에서도 서ㆍ조 의원 모두 비주류인 권영진 전 의원, 기초단체장 출신인 이재만 전 동구청장과의 경쟁에서 좀처럼 치고 나가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컷오프 탈락한 친박계의 주성영 전 의원이 서 의원을 공개지지한 것을 두고 야합 논란까지 불거진 상태다.
취약지인 호남을 제외하고 지금까지 후보자가 확정된 울산(김기현 의원), 세종(유한식 시장), 충북(윤진식 의원), 경남(홍준표 지사), 경북(김관용 지사), 제주(원희룡 전 의원) 등 6곳 가운데 친박계 본선 후보는 경북의 김 지사 뿐이다. 친박계가 사실상 총력 지원했던 박완수(경남) 전 창원시장의 패배 이후 경기ㆍ충남ㆍ강원 등 다른 경선지역에선 눈에 띄는 친박 후보조차 보이지 않는다.
이런 현상을 두고 향후 당내 권력지형 변화를 예상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수도권 한 비주류 의원은 "4년 전 지방선거 참패를 기억하는 당원과 지지층이 박심보다는 본선 경쟁력을 중시하기 때문"이라며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서는 청와대 입만 쳐다봐서 안 된다는 인식이 확대되고 당내 역학구도의 변화도 생길 수 있다"고 예상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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