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왼손 에이스 유희관(29)은 지난해 삼성과의 한국시리즈를 잊지 못한다. 3차전 선발로 나가 3.2이닝 2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고, 7차전 끝장 승부에 다시 선발을 맡았지만 투구 수 조절에 실패해, 4.1이닝 2실점으로 5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내려왔다. 두산은 결국 한국시리즈 패권을 삼성에 내줬다.
2013년 11월1일 한국시리즈가 막을 내린 이후 165일 만에 두산과 삼성은 2014시즌 다시 만났다. 유희관이 또 한번 마운드에 올랐다. 그는 15일 대구 삼성전에 선발 등판해 8.2이닝 동안 3안타(1홈런) 2볼넷을 내주고 1실점으로 틀어막아 팀의 4-1 승리를 이끌었다.
유희관은 시속 130㎞대의 느린 직구지만 정교한 제구력과 오른손 타자에게 자주 던지던 싱거를 이날 왼손 타자에게 승부구로 던져 효과를 봤다. 완봉승을 눈 앞에 두고 홈런 1개와 안타 1개를 맞고 마무리 이용찬에게 바통을 넘겨준 것은 아쉽지만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 아쉬움을 지울만한 역투로 2승 사냥에 성공했다. 총 투구 수는 116개였다.
유희관은 1회부터 상대타선을 삼자범퇴로 요리해 상쾌한 출발을 했다. 2회 1사 이후 5번 박석민과 6번 이승엽을 연속 볼넷으로 내보냈으나 7번 박한이를 병살타로 유도해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유희관은 4회 선두 타자 나바로에게 안타를 허용한 이후 17타자 연속 범타 처리하는 위력도 뽐냈다.
유희관은 9회 2아웃까지 위기를 넘겨 완봉승을 거두는 듯 했지만 아웃 카운트 1개를 남겨 놓은 상황에서 2번 나바로에게 솔로포를 허용했다. 이어 3번 채태인에게도 안타를 맞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유희관의 뒤를 이은 이용찬이 4번 최형우를 내보낸 후 5번 박석민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경기를 마무리했다.
타선에서는 1번 우익수로 나선 민병헌(27)이 힘을 보탰다. 솔로포를 포함해 5타수 3안타 2타점 맹타를 휘둘렀고, 8회 수비에서는 6번 이승엽의 잘 맞은 타구를 힘껏 뛰어 올라 잡았다.
유희관은 경기 후 "삼성이 워낙 강한 팀이라 집중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수비가 많이 도와줬고, 포수 (양)의지가 사인을 적재적소에 잘 내줬다"고 소감을 밝혔다. 광주에서는 KIA가 4-4로 맞선 1사 만루에서 3번 김선빈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5-4 승리를 거뒀다.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은 시즌 1호, 통산 46호다.
시즌 첫 '엘넥라시코'가 펼쳐진 잠실에서는 넥센이 연장 11회 접전 끝에 LG를 3-1로 따돌렸다. 넥센은 이날 승리로 9개 팀 가운데 가장 먼저 10승(5패) 고지를 밟았다. NC는 부산 롯데전에서 연장 12회 1사 1ㆍ2루에서 나성범의 결승 2루타에 힘입어 5-3으로 승리했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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