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학대와 금품 착취, 보조금 유용 등으로 고발당한 장애인시설이 또다시 장애인들을 협박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시설은 비리를 제보한 직원들도 진술을 바꾸도록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강재단 장애인 인권유린 및 시설비리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15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인권침해와 비리를 저지른 가해자들이 시설을 자유롭게 드나들면서 2차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를 수수방관한 서울시와 도봉구가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재단은 인권위가 인강재단 산하 시설에 대한 조사를 벌이자 전 서울시 장애인복지과장을 시설의 원장으로 앉혀 가해자들을 비호하고 있다. 강상준 서울복지시민연대 국장은 "가해자인 구씨의 친인척이 마음대로 시설을 드나들면서 비리를 제보한 직원들에게 '다른 시설에 취업하기도 힘들게 됐지 않느냐"며 혐의 사실을 부정하는 진술을 강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이 시설에 있는 지적 장애인들에게 "너도 감옥에 보내겠다" "집으로 쫓아내겠다"고 협박하며 "맞은 적도 없고 맞는 것을 본 적도 없다"는 내용의 진술서를 작성하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경석 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는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시키지 않아 이런 일이 생겼다"며 "서울시와 도봉구는 법적인 절차가 진행되는 것과 상관 없이 신속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시는 지난달 인강재단 이사 7명 전원에 대해 해임 명령을 내렸다. 6개월 안에 해임하지 않으면 사회복지사업법에 따라 법인 인가를 취소할 방침이다. 시는 "해당 시설에 있는 장애인에게 다른 시설로 옮길 것인지를 묻고, 적응 가능 여부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인권위는 지난달 사회복지법인 인강재단 이사장 구모(37)씨 등 5명을 폭행, 학대, 횡령 및 배임, 사회복지사업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고 서울시에 법인 이사진 전원 해임과 보조금 환수 등을 권고했다.
안아람기자 onesh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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