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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금 일부 분할상환·기간도 짧게… 착해진 적격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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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금 일부 분할상환·기간도 짧게… 착해진 적격대출

입력
2014.04.15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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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가구 68%가 5년 내 상환 이사 주기도 6~8년 주거·대출 패턴과 찰떡궁합기존 적격대출은 전액 분할상환 주택담보대출은 거치기간 부담 5년·7년형은 두 마리 토끼 장점기준금리 상승 국면 전망 많아 고정금리로 대비 가능해 안성맞춤

중소기업 임원인 조모(47)씨는 내년에 중학교에 들어가는 자녀의 학업을 위해 최근 강남권으로의 이사를 결심했다. 은행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구입하려고 마음을 먹은 상태.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면서 거래은행의 10년 이상 장기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3%대 중반인 점이 끌리긴 했다. 하지만 그는 최근 출시된 7년 만기 적격대출을 이용할 생각이다. 자녀가 대학에 입학한 뒤에도 강남에서 살 생각이 없는데 10년 이상 장기 대출을 받는다는 게 꺼림칙했다. 그는 "적격대출 금리가 4%대 초반이라서 상환 부담도 그리 크지 않다"며 "거치 기간을 두고 이자만 갚느니 원금도 일부 갚아나갈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달 초 주택금융공사가 5년 혹은 7년 만기의 중기 적격대출을 선보이면서 주택 구입자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그간 10년 이상 주택담보대출로 한정돼 있던 적격대출을 5년 만기와 7년 만기로 분산하면서 만기 선택의 폭을 확대했다. 현재 국민 농협 신한 우리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 광주 대구 부산은행 등 8개 은행에서 판매 중인데 상반기 내에 13개 시중은행에서 출시될 예정이다.

5년ㆍ7년 만기 적격대출은 우리나라 가정의 주거 및 대출상환 패턴에 부합하는 맞춤형 상품이다. 금융위원회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국내 가구의 이사주기는 6~8년이다. 대출상환 가구 10가구 중 7가구(68%)는 5년 내 상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보통 7년 정도에 이사를 한다는 얘긴데 기존 적격대출 상품은 모두 10년 이상이어서 이사할 때 대출이 남아 있게 된다"며 "대출 상환도 대부분 5년 이내에 하는 점을 감안해 5년과 7년 만기 상품을 출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적격대출의 가장 큰 장점은 고정금리 상품이기 때문에 금리 상승기에 대비할 수 있다는 점. 물론 당장은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있어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보다는 조금 높은 게 사실이다. 고객들이 적격대출 이용을 망설이는 이유 중 하나다. 하지만 향후 경기 회복과 함께 금리가 상승 국면에 접어들 거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적격대출을 통해 금리 상승 위험에 대비할 것을 전문가들은 추천한다.

만기가 줄어드는 만큼 기존 적격대출보다 금리가 낮다는 점도 5년ㆍ7년만기 적격대출의 경쟁력이다. 대출금리는 취급 은행별로 차이가 있으나 10년 만기 적격대출보다 0.05~0.1% 포인트 금리가 낮다.

무엇보다 대출금 일부를 분할상환 할 수 있어 상환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한 것이 대출자들에게 반가운 일이다.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대부분 2~3년 거치기간 후 이자만 갚아나가다가 만기에 원금을 일시에 갚아야 하는 방식. 만기에 원금 상환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또 대출금 전액에 대해 원리금을 매월 균등하게 분할상환해야 하는 기존 적격대출 또한 부담이다. 반면 5년ㆍ7년만기 적격대출은 대출금 일부 분할상환이 가능해 이자부담을 낮추면서도 대출원금을 줄여갈 수 있다.

실제 SC은행에서 1억원을 대출받는 경우를 가정해 계산을 해봤다. 기존 10년 만기(금리 4.13%) 적격대출의 원리금 상환금액은 매월 101만9,000원. 120개월 동안 매월 이런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반면 5년 만기(금리 4.08%) 적격대출을 받으면서 원금 25%(2,500만원)를 상환하는 일부 분할상환을 선택할 경우 매월 상환금액은 71만6,000원이다. 남은 대출원금은 만기에 일시에 갚거나 다른 대출로 갈아탈 수 있다. 물론 상환 여유가 있다면 원리금균등분할상환도 가능해 가계의 수입과 지출을 감안해 탄력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

상품을 선택할 때 주의할 점도 있다. 금리 설정이 은행 자율이어서 은행마다 금리가 다르다는 것이다. 현재 가장 금리가 낮은 은행은 SC로 5년 만기 상품의 경우 4.08%다. 반면 금리가 가장 높은 국민은행의 상품은 4.38%다. 또 변동폭이 크지는 않지만 대출금리를 매일 혹은 일주일 단위로 변경하는 것도 은행마다 달라 0.01%라도 낮은 금리를 찾는 타이밍을 잡기가 어렵다. 같은 대출인데 하루 사이에 금리가 달라지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적격대출(Conforming Loan)

주택금융공사가 은행이 확보한 대출 채권을 모아 모기지담보부증권(MBS)으로 유동화할 수 있도록 설계한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2주택 이하 보유자가 9억원 이하 주택을 담보로 신청할 수 있으며 최대 대출한도는 5억원이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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