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가 최근 부쩍 잦아진 지진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계측기를 모든 시ㆍ군에 설치하는 등 내진 대비체제를 대폭 강화키로 했다.
충남도는 태안군 서격결비열도 인근에서 국내 세 번째 규모의 지진이 발생하면서 방재대책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자 지진 측정망을 보다 촘촘하게 마련하고, 각종 건축물의 내진 시설 설치율도 끌어올리는 방안을 15일 내놓았다.
도는 우선 지진 가속도계측기를 연내 모든 시ㆍ군에 설치키로 했다. 계측기가 설치된 지역은 충남도청과 논산ㆍ계룡시청 등 3곳뿐이다. 도는 나머지 시ㆍ군에서도 모두 계측기를 앞당겨 설치할 수 있도록 독려키로 했다. 도는 예산이 부족한 지역에 대해 추경예산을 확보하거나, 재난관리기금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도는 또 8개 시ㆍ군 재난종합상황실에 설치된 이중마루와 전산ㆍ통신설비 면진시설을 모든 시ㆍ군으로 확대키로 했다. 더불어 공공 및 사유 건축물의 내진 시설 설치율을 대폭 높이기 위해 ▦노후도와 중요도를 고려한 공공시설물 연차별 내진 보강 추진 ▦공공시설물 내진 보강 사업비 국비 지원 요청 ▦민간건축물 건축허가 및 준공검사를 통한 내진 보강 등을 추진키로 했다.
도는 특히 2009년 이전 건축돼 지진에 취약한 단독ㆍ연립ㆍ다세대주택 등에 대해 내진 시설 보강 때 세금 감면 등 혜택을 제공하는 방안의 실현에도 노력하기로 했다.
이 밖에 초중고생을 포함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지진 발생 시 행동요령'에 대한 홍보도 적극 펼치기로 했다.
충남도내 공공건축물 4,592 개 가운데 내진 시설을 갖춘 곳은 29.5%인 1,354곳으로 집계됐다. 사유시설 40만4,581개 가운데는 5.9%인 2만4,005곳만이 내진 시설을 갖췄다.
충남도내 지진 발생 현황을 보면 1978년 계측 시작 이후 모두 116건으로 진도 5.0 이상 2건, 3.0∼3.9 18건, 나머지는 2.9 미만으로 집계됐다. 1978년에 발생한 홍성 지진의 경우 진도 5.0 규모로 건물 54동이 파손되는 피해를 냈다. 지난 1일 태안 서격렬비열도 서북서쪽 100km 해역에서 발생한 지진은 진도 5.1로 역대 세 번째 규모로 기록됐다. 특히 지난해 7월부터 11월까지 보령 서남서쪽 24∼51km 해역에서 진도 2.0∼3.1 규모 지진이 16차례나 발생했다. 이 가운데 10차례는 7월 23일부터 불과 1주일새 발생했다. 이달에는 서격렬비열도 서북서쪽 95∼100km 해역에서 4차례의 지진이 발생했다.
도 관계자는 "지난해 도내에서 처음으로 지진 가속도계측기를 설치했기 때문에 계측된 지진이 늘어난 것일 뿐, 지진 발생 자체가 폭증한 것으로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그러나 안팎으로 크고 작은 지진이 있따르고 있는 만큼 이를 조기 계측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내진 시설 강화로 피해도 최소화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최정복기자 cj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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