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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네츠크 주지사 은신 상태… 경찰청장도 친러 시위대 방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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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네츠크 주지사 은신 상태… 경찰청장도 친러 시위대 방관

입력
2014.04.15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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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중앙정부가 도네츠크 등 동부지역에서 장악력을 잃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4일 도네츠크주 세르게이 타루타 주지사가 소재를 알리지 않은 채 사실상 은신하고 있으며, 이는 우크라이나 중앙정부의 통제력이 거의 없어진 동부지역의 상황을 드러낸다고 지적했다.

주지사 사무실은 친러시아계 시위대에 점거됐고, 수하 직원들은 호텔이나 집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타루타의 대변인은 "주지사는 전시상황에 걸맞은 작전본부에 머물고 있다"고 말했으나 안전상의 이유로 정확한 위치는 밝히지 않았다. 타루타 주지사는 지난 11일을 마지막으로 공개석상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 그는 최대 철강그룹 ISD의 이사회 의장 출신으로 동부지역의 분리주의 움직임을 막으려는 우크라이나 과도정부에 의해 지난달 초 도네츠크 주지사로 임명됐다.

또 도네츠크 경찰청장인 안드레이 안소노프는 최근 친러 무장세력을 나타내던 표식인 검은색과 오렌지색 리본을 옷에 달고 나타났다. 친러 시위대에 의해 쫓겨난 전임자의 뒤를 이은 안소노프는 지난 11일 경찰본부 앞에 모인 시위대와 만난 자리에서 "나는 명령을 받든다"면서도 "국민을 지지하겠다"고 말했다. 시위 진압에 나선 일반 경찰관들도 우크라이나 중앙정부의 지시를 따를 것이냐를 놓고 엇갈리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찰관은 "나는 이곳에서 태어났고 내 이웃에게 총을 쏘고 싶지 않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우크라이나 중앙정부가 '최후통첩'을 경고했음에도, 슬라뱐스크와 도네츠크를 잇는 도로에는 우크라이나 군대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4일 보도했다. 길에는 평상시처럼 할머니들이 인근 농장에서 들고 온 물건들을 팔고 있다. 가디언은 만일 우크라이나 정부가 탱크를 보낼 준비를 했다면 그들은 집에 숨어있어야 했다며 동부 지역에 우크라이나 군대는 보이지 않고 그 공백을 친러 무장세력이 채우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우크라이나는 정정불안으로 말미암은 통화가치 하락과 인플레이션 우려를 막고자 기준금리를 대폭 인상했다. 우크라이나 중앙은행은 14일 저녁(현지시각) 기준금리 격인 공정할인율을 6.5%에서 9.5%로 3%포인트 인상하고, 은행 간 하루짜리 초단기 거래 금리를 7.5%에서 14.5%로 올렸다. 중앙은행은 발표문에서 "화폐가치를 높이고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며 금융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는 조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라며 금리 인상 배경을 설명했다. 크림사태 등을 거치며 우크라이나 통화인 흐리브냐의 가치는 지난 1월에 비해 3분의 1 이상 하락했다. 우크라이나의 외환준비고도 계속 줄어들어 현재는 겨우 2개월분 수입대금을 결제할 수 있는 수준에 불과하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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