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전통의 명가 수원 삼성이 확 달라졌다. 최근 4경기에서 3승1무를 기록, 시즌 초반 11위까지 추락했던 순위를 2위(4승2무2패ㆍ승점 14)까지 끌어 올렸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골잡이 정대세(30)가 있다.
사실 수원은 지난해 자존심이 많이 상했다.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단골 손님이었던 수원은 리그 5위에 머물며 4위까지 주어지는 ACL 티켓을 따내지 못했다. 올 시즌 우승 후보 예상에서도 울산, 전북 등에 밀려 중위권으로 분류됐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전문가들이 우리 팀을 그렇게 봤다면 할 말이 없다”면서도 “실력으로 보여주면 된다”고 다부진 표정을 지었다.
4경기까지 1승1무2패를 거둘 때까지만 해도 수원의 부진은 예견된 것처럼 보였다. 공교롭게도 그 기간 동안 정대세는 모두 선발 출전해 단 1개의 공격 포인트도 올리지 못했다. 지난해 수원에 입단, 10골을 넣으며 적응기를 마친 정대세로서는 실망스러운 결과였다.
서 감독은 5라운드 부산과의 경기에서 정대세를 선발 명단에서 제외시키는 강수를 뒀다. 정대세를 자극시키려는 서 감독의 복안이었다. 이 전략은 적중했다. 후반 교체 투입된 정대세는 종료 5분을 남기고 극적인 결승골을 터트리며 코칭스태프의 믿음에 보답했다. 이것이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됐다.
가끔 욕심이 과해 무리한 플레이를 하던 정대세는 최근 들어 동료를 이용하는 팀 플레이에 눈을 떴다. 장기인 저돌적인 돌파와 강력한 슈팅까지 더해지면서 최근 4경기에서 2골 1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던 지난 9일 전남전에선 자신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컨디션이 더 좋은 염기훈에게 양보하기도 했다.
확실한 공격 카드가 없던 수원은 정대세의 부활이 반갑다. 정대세가 살아나자 자연스럽게 수원 공격도 힘을 내고 있다. 수원은 최근 3경기에서 6골을 몰아 넣으며 공격력 부재에 대한 우려를 떨쳐 버렸다. 지난해 축구 명가답지 않은 플레이로 실망감을 안겼던 수원이 정대세의 활약에 힘입어 고공 비행을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재상기자
한국스포츠 이재상기자 alexei@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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