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일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도 결국 '중원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구도가 여전한 상황에서 여야 모두 수도권과 충청권 승부에 총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재 판세로도 여야는 중원에서 힘의 균형을 유지하고 있어 선거전이 본격화하면 치열한 공방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수도권과 충청권의 현재 판세는 그야말로 오리무중이다. 각종 여론조사를 종합해보면 상대적으로 정치적 비중이 낮은 세종시를 제외한 7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새누리당은 경기와 대전에서, 새정치연합은 충남과 강원에서 각각 우위를 보이고 있다. 서울과 인천, 충북 등 3곳은 초박빙 승부가 펼쳐지고 있다.
새누리당 우세 지역인 경기와 대전은 아직 내부 경선이 진행 중이지만, 새정치연합이 상당한 정도로 뒤지는 정당 지지율 격차를 따라잡기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경기의 경우 새누리당 남경필 의원이 새정치연합 경선후보 누구와 상대해도 두 자릿수 격차로 앞서고 있으며 대전에서는 새누리당 박성효 전 시장이 새정치연합 예비후보들을 2배 가량 차이로 리드하고 있다.
반면 충남과 강원은 새정치연합 소속 안희정 충남지사와 최문순 강원지사가 '인물론'으로 정당 지지도 열세를 극복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충남에서 이명수 홍문표 의원과 정진적 전 의원이, 강원에선 이광준 전 춘천시장과 정창수 전 인천공항공사 사장, 최흥집 전 강원랜드 사장이 각각 경선을 진행 중이지만 여전히 힘에 부친다는 평가가 많다.
이에 비해 서울과 인천, 충북은 승부를 쉽사리 점치기 어려운 형국이다. 새정치연합은 박원순 서울시장과 송영길 인천시장, 이시종 충북지사 등 현직 단체장들이 일찌감치 본선 무대에 올랐고, 새누리당에선 충북지사 후보(윤진식 의원)만 확정됐을 뿐 나머지 2곳에선 예선전이 한창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서울은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과 박 시장이, 인천은 새누리당 유정복 의원과 송 시장이 각각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야 후보가 확정된 충북에서는 새누리당 윤진식 후보와 새정치연합 이시종 후보가 접전 중이다.
이처럼 중원에서 여야의 팽팽한 대결구도가 펼쳐지면서 투표일이 가까워질수록 폭로전을 비롯한 거친 싸움이 벌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는 2010년 지방선거 당시 '무상급식' 논쟁처럼 전체 선거판을 관통하는 이슈가 없는 상황이라 상호 비방전 등 네거티브가 기승을 부릴 수도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번 지방선거는 역대 전국선거와 달리 눈에 띄는 큰 이슈가 보이지 않아 자칫 소모적인 정쟁거리가 과도하게 부각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 밖에 각 당 내부의 공천 및 경선 후유증이나 기초선거 공천 폐지 공약 번복 논란 등 지방선거의 본질을 벗어난 정치변수들이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특히 '안철수 현상'에 열광해온 젊은층이 민주당과의 통합, 기초선거 무공천 철회 등 새정치연합 안철수 공동대표의 현실정치 행보를 어떻게 판단할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북한 무인정찰기 논란을 비롯한 민감한 안보이슈의 파장, 5월 30~31일 진행될 사전투표에 따른 전체 투표율 등도 주목할 만한 변수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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